李 사퇴로 죽음의 행렬을 저지하라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2-12-15 14:3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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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 사건의 핵심 인물인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가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했다는 소식에 소름이 돋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주변 인물들이 계속해서 끔찍한 일을 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4명이나 세상을 떠난 마당에 또 한 사람이 그런 끔찍한 선택을 시도했다니 상당수의 국민이 그런 마음이었을 것이다.


이미 이재명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최초로 제기한 제보자,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던 유한기 전 성남개발공사 본부장과 김문기 개발1처장, 이 대표 부인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불법 유용’ 의혹으로 참고인 조사를 받은 40대 남성 등이 극단적 선택으로 사망했다.


그 사실만으로도 국민은 상당한 충격을 받았는데 이번에는 ‘대장동 키맨’ 김만배 씨가 14일 저녁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는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진 것. 김씨가 흉기로 목 부위를 자해했으나 출동한 소방당국이 김 씨를 수원의 한 대학병원으로 이송했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라니 그나마 다행이다.


그러면 김만배 씨는 왜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것일까?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15일 김만배 씨 재산을 은닉한 측근들의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과 연관이 있을 것이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엄희준 부장검사)는 이날 김씨의 범죄수익 은닉 혐의로 화천대유 공동대표 이한성씨, 화천대유 이사 겸 전 쌍방울그룹 부회장 최우향씨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들은 김씨의 지시에 따라 대장동 사업으로 얻은 이익을 수표로 인출해 숨겨 보관하거나 허위 회계처리를 해 차명으로 부동산을 매수하는 등 260억원 상당을 은닉한 혐의를 받는다.


이한성 씨는 이재명 대표의 측근인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국회의원이던 시절 보좌관이었다. 성균관대 동문인 김 씨의 부탁으로 화천대유에 합류한 뒤 김 씨 통장이나 인감을 관리하며 그의 지시에 따라 자금 인출 등을 관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우향 씨는 과거 목포 지역 폭력조직에 몸담았던 인물로, 쌍방울그룹 부회장을 지내기도 했다. 김 씨와는 20년 동안 알고 지낸 사이로, 작년 10월 15일 김 씨의 1차 구속영장이 기각된 뒤 서울구치소 앞에 오토바이 헬멧을 쓰고 등장해 짐을 들어주는 모습이 포착돼 ‘헬멧맨’으로 불리기도 했다. 그가 화천대유의 살림살이를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최씨는 대장동 사건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에 연루된 쌍방울 그룹의 연관성을 입증할 주요 인물로 평가된다.


이처럼 자신의 최측근인 두 사람이 체포되자 김만배 씨가 정신적으로 크게 충격을 받아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을 것으로 보인다.


왜 이재명 대표의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게만 계속해서 이런 일이 벌어지는지 정말 알다가도 모르겠다.


이런 끔찍한 일을 막을 수 있는 사람은 오직 이재명 대표 한 사람뿐이다. 국회를 장악한 거대 야당의 당권이라는 칼날을 위험하게 휘두르지 말고 그 자리에서 내려오면 된다.


진중권 광운대 교수는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사건의 핵심 인물인 김만배씨가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한 사실이 알려지자 “드디어 꼬리가 밟힐 것 같다”라고 했다.


진 교수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만배에서 쌍방울 거쳐 이재명으로, 대충 이런 그림일 것 같다”라면서 이같이 전했다. 그는 “변호사비 대납도 결국 같은 사건?”이라고 적었다.


진 교수는 전날에도 시사저널TV ‘시사끝짱’에 출연해 이 대표가 사건을 해명할 ‘무죄 시나리오’가 없는 상태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가 ▲‘대장동 의혹’에서 최측근이 모두 결백하다는 것인지 ▲최측근의 범죄 의혹을 검찰이 조작했다는 것인지 ▲그렇다면 법원은 왜 구속영장을 발부한 것인지 ▲최측근 범죄가 사실로 판명되면 어떻게 책임을 질 것인지 등을 명쾌하게 해명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맞는 말이다.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은 검찰수사에 대해 ‘조작 수사’라거나 ‘정치 보복’이라고 항변하고 있으나 구속영장을 발부하는 것은 검찰이 아니라 법원이다. 즉 범죄 사실이 어느 정도 소명됐다는 의미다. 이 대표 주장대로라면 검찰뿐만 아니라 법원도 ‘정치 보복’을 하고 있다는 것인데 그게 가당키나 한 일인가. 한 사람의 생명이라도 귀하게 여긴다면, 이 대표는 즉시 제1야당 대표 자리에서 내려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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