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경기남부경찰청 흉기 난동 사건 수사전담팀에 따르면 최원종은 신림역 흉기 난동 사건에 대해 "신림 사건을 모방하지 않았다.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
경찰은 최원종이 조선의 범행을 보고 영감을 받아 사건을 벌인 것이 아닌지 등 두 사건의 연관성을 파악하기 위해 여러 질문을 했으나, 최씨는 한결같이 부인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최씨의 이 같은 진술과 휴대전화 포렌식 내용 등을 볼 때 분당 흉기 난동 사건을 신림역 사건의 모방 범죄로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최씨는 "나를 해하려는 스토킹 집단에 속한 사람을 살해하고, 이를 통해 스토킹 집단을 세상에 알리려고 범행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2020년 조현성 인격장애(분열성 성격장애) 진단을 받고도 이후 병원 치료를 끊었던 최씨가 망상에 빠져 범행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최씨가 신림역 사건 발생 닷새 뒤인 지난 7월26일 온라인을 통해 흉기를 산 점 등에 미뤄볼 때 조선의 범행에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은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는 상태이다.
당시 구매한 흉기는 최씨가 7월29일 커뮤니티에 "밖에 나갈 때 30㎝ 회칼 들고 다니는 23살 고졸 배달원"이라고 쓴 글에 첨부된 사진 속의 흉기이다.
최씨는 "사건 발생 사흘 전 범행을 결심했다"는 취지의 진술도 했다. 최씨는 7월31일 범행을 결심하고, 지난 1일 혼자 살던 집에서 나와 인근에 있는 본가로 돌아왔다.
이어 2일에는 대형 마트에서 흉기 2점을 사서 스쿠터를 타고 야탑역으로 간 뒤 지하철을 타고 서현역으로 이동했다. 최씨는 다시 야탑역으로 돌아갔다가 스쿠터를 타고 서현역으로 돌아오는 등 주변을 서성댔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는 이때 범행을 저지르려고 했으나, 실제 범행에 착수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했다. 최씨는 "무서운 생각이 들어 실행에 옮기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경찰은 최씨의 범행이 정신질환에서 비롯된 것이라면서도, 일부 사전 계획이 있었던 사실을 확인했다.
한편 최씨는 지난 3일 오후 수인분당선 서현역과 연결된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 AK플라자 백화점 앞에서 보행자들을 향해 차량을 돌진하는 사고를 낸 뒤, 차에서 흉기를 들고 내려 시민들을 향해 마구 휘두른 혐의를 받고 있다.
이로 인해 시민 1명이 사망하고, 13명이 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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