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2017년, 가을 한 낮, 파리의 루브르박물관 앞, 유리로 쌓아올린 피라밋에 가을햇빛이 부딪혀 박살나듯 흩어지고 있을 때 그 빛 사이로 현악기의 불협화음같은 여자의 울음소리가 흘렀다.
어떤 일이든 익숙하게 무시해버리는 파리사람들도 여자를 주시했다.
여자의 까만머리, 반듯한 이마를 받쳐든 하얗고 긴 손가락사이로 눈물이 흘렀다. 버림받은 아이처럼 울고있는 가녀린 동양여자의 눈물이 까맣다.
마스카라 때문일까?
그녀를 지켜보던 단발의 동양여자는 바람소리 같은 목소리로 말했다.
"원하는 대로 자유로워 졌잖아! 이제 더이상 내려 놓을것도 없고 구해야 할 것도 없으니"
바람은 스쳐지나지만 늘 나뭇가지를 흔들었다.
"이제 신기루 따위는 없다는 걸 봤어요. 헌데 집에 갈 비행기표 밖에 없는데 어쩌지요? 우리한테 무엇이 남아 있나요?"
"마스터"라고 불리는 사람이 무심하게 말을 받았다.
"원대로 세상에 가장 큰 에너지를 찾는 수행이 끝났잖아? 다차원을 넘나드는 피카소를 만나려 만행하듯 세상을 전전했고... 아직도 비행기 타고 갈데가 있다는 건 좋은 일이 시작된다는 뜻이야"
그렇게 그들은 무모한 '무소유'를 달성했다.
정연우! 그녀는 화가다. 전공은 동양화, 성균관대학교를 입학한 이유는 장학금을 받기 위해서 였다.
대학을 입학한 후부터 졸업까지 일등을 유지했다.
가장 많은 장학금을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교직을 위한 학점을 확보한것도 돈 때문 이었다.
딸 다섯이 있는 집안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독립할 수 있는 방법은 선생님이 되는 길 뿐이라고 생각했고 목표를 이뤘다.
그러나 아이들에게 미술을 가르치는 선생으로 사는게 쉽지 않았다.
"제가 가르치는 아이들에게 늘 미안 했어요.아이들 보다 내 고민이 우선인 '나쁜선생'이었으니까요!"
스스로를 "나쁜선생" 으로 칭하는 정연우는 자신의 아이에게도 " 나쁜엄마" 였다고 고백했다.
아이가 우는 이유보다 자신의 혼돈이 더 화급한 문제였기 때문이다.
지금은 고등학생이 된 그녀의 아이에게 "좋은엄마가 되지 못한 게 죄스럽다!"고 말했다.
정연우! '이제는 돌아와 거울앞에선 누나'처럼 보이지만 그녀에게선 상상하기 힘든 세월을 거슬러온 강단이 느껴졌다.
"강단이 아니라 어떤 일도 견뎌내는 태연함이 있는거예요. 인도에서 환란같은 시절을 살 때도 무심히 견디니까 일곱살인 아들이 내보호자로 나섰어요."
결혼생활 10년은 아이가 일곱살 되던해에 끝이났다.
'헤어졌다!'기 보다는 '탈출했다!'라는 말이 어울리는 그녀의 '홀로서기'는 무작정 인도가기로 시작됐다.
'명상'만이 나를 찾는 방법이라고 생각되서 인도로 무작정 갔어요. 정말 나를 잃어버린 순간, 이었거든요.
그때 손에 딸린 일곱살 아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고..."
그때 그녀의 보호자를 자처했던 그 아이는 지금 한국에서 고등학생이 되었고 '나쁜선생'이었던 그녀는 지금 세상에 알려진 '좋은선생'이 됐다.
'마음꽃세상'에서 그녀는 '명상을 통한 만다라미술작업'을 최초로 가르치는 '좋은선생'이고 '만다라미술'을 통한 작품활동으로 세상의 주목을 받고 있는 특별한 화가다.
"나를 잃어버렸을때, 구원의 메세지를 가지고 '빅 마스터님'이 나타났어요. '마음꽃세상' 이라는 명상 커뮤니티를 통해 정말 도적처럼 나타나서 새로운 눈을 뜨게 해 주셨지요. '만다라' 를 통해 온전한 나의 미래와 과거 현재를 발견하게 됐어요, 그의 인도로 새롭게 열린 차원에서
'피카소'와 '달리'와 '고호'등을 만났습니다. 내가 세상의 소유와 아상을 다내려 놓고 그들과 만나는 여행을 마쳤을때, 두려움과 기쁨과 슬픔과 환희가 뒤범벅된 눈물이 나왔어요. 루브르
박물관 앞에서..."
그리고 그녀는 지금 '만다라 그림과 명상' 이외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온전한 기쁨'이 거기 있기 때문이다.
사방이 막힌 벽 속에 갖혔다고 좌절할때, 세상의 어떤 문도 오직 벽에 존재하고 있음을 깨닫고 그 문고리가 내 손에 있음을 깨달은 그 순간부터다. 바로 '만다라!'다!
만다라 명상과 그림은 어떤 관계인가? 물었다.
"'인도의 산하에서, 히말라야에서, 신처럼 존재하는 그 수많은 그루들이 기침하듯 내뱉는 진실들이 '아인쉬타인'이 빈말처럼 던진 혼돈이론, '양자역학'과 별반 다르지 않으니 그 모양새를 그려 본질을 확인케 하려 합니다. '만다라'는 영원과 절대공간으로 통하는 통로이고 나의 존재를 확인 할 수 있는 거울 입니다."
그녀의 방황을 끝내게 한 만다라는 누구에게나 구원의 통로일까? 그녀가 일상처럼 말하는 내용은 대개는 과학적이고 간간히 철학적이다.
"저는 만다라를 그립니다. 다 같은 모양인듯 하지만 우리가 다 다른것과 같습니다. 절대의 가치와 자존을 확인하려는 노력들이 빛으로 색으로 정렬하고 있음을 인증하려 합니다. 그 중심에서 스스로 운명을 정할 수 있는 에너지의 파동을 만나게 되거든요. 칼융은 이렇게 말하지요, '무의식을 의식화 하지 않으면 무의식이 삶의 방향을 결정하게 되는데 이것을 우리는 운명이라 부른다.' 그는 무의식을 재구성해야 자존 할 수 있다는 걸 아는 사람 이었지요."
이때 말하는 무의식의 실체는 D.N.A 이고 그것은 과거다.
"누구나 D.N.A의 에너지를 정열하고 미래가치로 전환 시키는방법을 '만다라' 속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라고 확언하는 명상화가 정연우는 아티스트와 과학자의 경계에 서서 '예술은 과학의 씨앗'이라는 확신을 전하는 사람이다.
만다라명상과 명상그림을 그리는 화가 정연우는 화가로서의 역량을 위해 홍익대에서 박사과정을 수련하며 '좋은선생'의 길을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녀가 말하는 '좋은선생'의 실체가 무엇일까? 물었다.
그녀의 손가락이 만다라를 그린 수많은 그림을 가리키다가 그 중 하나에 멈췄다.
피카소다!
"피카소는 기쁨이다!"라고 그녀는 말했다.
"그의 그림은 360도로 에너지를 뿜어내고 다시 조합하고 다차원의 공간을 드나들며 어린아이 웃음처럼 해맑은 빛으로 불꽃놀이를 하는듯 해요... 피카소는 기쁨 입니다."
"색은 에너지의 근간이고 빛은 에너지 동선"이라고 그녀는 말했다.
"에너지의 근본을 보고 그 동선을 따라가면 과거, 미래, 현재가 한 몸인 그 공간에 다다를 것" 이라고 가르치는 명상화가 정연우는 피카소의 다차원 그림에너지 파장을 해석한 그림이라며 난해한 추상 한폭을 내민다.
아! 그곳에서 피카소의 형형한눈빛을 본다.
다차원에서 밀도있게 바라보는 그의 눈빛에서 영원의 존재를 느낀다.
명상화가 정연우는 그 빛 한가운데에 5캐럿의 다이아몬드를 꽂아넣으며 작품을 완성했다.
"지구에서 가장 단단하고 큰 에너지 응집체인 그 다이아몬드가 그 빛을 증폭시켜 긍정의 에너지를 세상에 햇빛처럼 쏟아낸다" 라며 기도하듯 말했다.
마음의 감옥을 탈출했던 그녀가 얻은 자유가 조금 큰 감옥에 지나지 않음을 알았을때, 그때 만났던 '만다라'가 그녀의 말처럼 '감옥없는 기쁨의 세상'으로 모두를 인도하길...
"아! 만다라!"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