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치우의 인물채집] 지구인 최초로 '코끼리임플란트 수술'을 준비하는 수의사 김갑수 편

시민일보 / siminilbo@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3-02-14 15: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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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의사 김갑수
세계 최초로 코끼리임플란트 수술을 꼭 성공 시키겠다고 다짐하는 동물의사가 있다.

하필이면 "코끼리임플란트"라니?


왜냐고 물었다.

"코끼리는 이빨 때문에 굶어 죽거든요. 수평저작을 하는 꼬끼리가 아래,위. 좌. 우로 하나씩 네개뿐인 이빨이 닳아 없어지면 더이상 씹을 수가 없어서 굶어 죽습니다. 성체인 코끼리가 하루에 평균 300kg을 먹어야 되니 잠자는 시간 빼고 계속 먹어야 합니다. 이빨의 마모가 심하지요. 그래서 평균수명 65년동안 총 여섯개의 이빨이 새로 나옵니다."

여섯번째 이빨이 마모돼서 사라지면 곧 굶어 죽게되는 코끼리를 위해서 임플란트 수술을 지구 최초로 성공시키겠다는 이 황당한 수의사의 정체는 뭘까?

중학교 때 그는 축구선수였고 고등학교는 용산공고를 다녔는데 대학은 고려대 농대를 졸업한 후에 독일의 베르린자유대학에서 수의과를 6년 졸업 후 수의사가 됐다.


그리고 베르린자유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으며 수의침술강의를 했다.

강의 뿐 아니라 베르린자유대학 동물병원에서 수의사로 근무하기도 하고 동물병원을 운영한 경력도 있다.

"동물수술 많이 했습니다. 코끼리 제왕절개 수술, 말 ,호랑이 ,악어 . 코브라 수술까지 했으니까 그때, 저만큼 다양한 동물수술을 한 지구인은 못 만났어요."

"에피소드요? 무서운 얘기밖에 없어요. 수술실은 늘 비상상황 이니까요. 작은 호랑이 만한 치타를 수술하는 중인데 이놈이 갑자기 눈을 확 뜨는 거예요. 지금도 섬찟해요"

코끼리 부터 코브라까지 수술을 감행했던 그는 지금은 한국에서 말 전문수의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말 전문가 육성을 위한 말전문가대학을 개설해 학생을 모집 중이다.

1984년 독일 친구의 도움으로 말타기를 배우면서 그의 비젼은 말과 함께 펼쳐졌다.

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때 한국승마팀 전담수의사로서 말과 함께 해온 그는 1996년 한국으로 돌아와 대한승마협회 수의 분과위원, 국민생활체육 전국승마연합회 수의위원과 분과위원장으로 활동을 하고 있고. 또한 국제승마협회(FEI) 공인수의사, 심판위원등 승마분야의 최고 마스터로 활약 중이다.

'말대학'을 만들었다는 소문에 대해서 물었다.

"말대학에서는 말들에게 공부를 가르치게 되나요?"

하회탈 하나가 공중에서 부서지는 모습으로 파격적인 웃음을 쏟아냈다.

2013년도에 전국 최초로 제주 한라대학에서 4년제 학사학위과정 '마시학부'를 설립하여 6년 동안 부교수로 재직하고, 그후에 건국대학교 농축대학원에서 2022년 겨울학기까지 동물매개치료학과에서 말을 활용한 승마치료 강의를 했었다.

현재 서울종합과학대학원 대학에서 말산업 연계경영학전공(학점은행제 학사과정)과 Global Horse Industry MBA 석박사과정을 2023년 개강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말이 아니라 사람을 가르치지요, 말과 어떻게 친해 지는가, 말과 함께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말과 함께 어떻게 행복해 질 것인가를 가르칩니다. 말은 사람보다 더 예민 하지만 교감이 되면 사람을 행복하게 하거든요."

1996년 귀국 후 지금까지 말전문동물병원을 운영하며 독일에서 처음으로 도입한 승마치료와 재활승마를 위한 한국치료 및 장애인승마협회 (2001년 12월14일 설립)인 비영리단체를 운영하고 있는 독특하고 부지런한 수의사 김갑수는 일 욕심이 많은 사람이다.

특히, 남들이 못하는 일을 어렵게 잘 해내며 스스로 희열을 느끼는 정복자의 캐릭터다.

농과대학을 졸업하고 제약회사에서 멀쩡히 월급을 타고 있었던 김갑수는 자신의 야생본능을 주체하지 못해서 낮선 산야에서 사냥을 하듯 수의사의 길을 시작해서 결국 세계에서 가장 다양한 동물들의 수술을 해치웠고 지금은 세계에서 인정할만한 말전문가 육성을 위한 프로그램을 실행 중이다.

남들이 못하는 세계적인 일을 잘 해내는게 그의 주특기이고 직업이다.


그가 지금 집중하는 일은 두가지다.

말을 통해서 인간을 이롭게 할 수있는 대학 정규과정을 성공적으로 운영하는 일과 '코끼리임플란트'다.

"세상은 준비하는 사람에게 기회를 줍니다.제가 베르린수의과 대학에 유학할 때 국내에 서울대 수의과를 졸업한 실업자들이 수두룩 했습니다. 그때부터 준비 했습니다. 지금은 동물병원 의사들이 얼마나 다양한 일을 하며 특별한 신분보장을 받습니까? 요즘은 은행에서도 동물병원 융자를 더 선호한다고 하더라구요"

참 거침없이 말하고 신나게 웃어제끼는 그에게서 호쾌한 야생성이 느껴진다.

그러면 코끼리임플란트도 오래전에 준비했는가 물었다.

"아 그 프로젝트를 준비한 건 제 친구 입니다. 제가 그 수술 책임자로 선발된 셈이지요. 제 진구가 "코끼리임플란트"라는 다큐멘타리와 부대사업을 오랫동안 기획해 왔고 저는 실행자로 합류하게 됐습니다. 멋지잖아요, 아무도 못한 일을 처음 저지르는게... 굶어죽을 수 밖에 없던 코끼리가 임플란트를 하고 멀쩡히 초원을 걷는걸 보면 얼마나 신나겠어요"

어깨를 들썩이며 신나게 웃는 모습이 천진하다.


희끗한 머리칼을 쓰담으며 초롱한 눈망울을 모으는 그의 소년같은 진지함이 환갑나이를 무색케 한다.

중학교 축구선수였던 소년이 공업 고등학교를 거쳐 농대를 졸업하고 독일에서 수의학박사가 되어 동물에게 침놓는 법을 가르쳤다.


그 후엔 말과 친해지기를 배우고 이젠 말과사람이 행복해지는 법을 가르치고 있다.

그에게 "코끼리임플란트"라는 명제는 어떤 의미일까?

" 지상에서 가장 큰 동물인 코끼리는 사실은 가장 고달픈 생을 사는 동물 입니다. 소화흡수율이 지나치게 낮은 관계로 눈뜨고 있는동안은 계속 먹어야 생명유지가 됩니다. 그런 이유로 이빨이 급속히 마모되고 여섯번째 이빨이 사라지는 순간, 코끼리는 죽음의 메세지를 받게 되는 겁니다. 보통 20, 30마리가 군집생활을 하면서 먹이 때문에 수천km를 이동하는 코끼리가 죽음의 메세지를 받으면 대열에서 이탈해서 늪지대나 강가에서 조용히 죽음을 기다립니다. 코끼리에게 이빨은 생명인 거지요. 그래서 '임플란트'를 실행하게 된 겁니다. 그러나 단순히 코끼리의 생명을 연장시키는게 목표가 아니라 의사로서 생명에 대한 접근방식을 찾기위한 실험을 하는 겁니다."


세상의 염려처럼 그의 시도가 자연에 대한 경외심을 손상하는 무모한 일로 보일 수도 있는 일이다. 그러나 세상에서 처음하는 그 일이 '단순한 수명연장이 아니라 생명에 대한 접근 방식을 찾는 의미있는 실험'이 될 것이라 말하는 김갑수 박사의 확신에 '좋아요!' 한표를 찍는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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