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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개된 최근 여론조사 결과만 놓고 보면, 국민의힘이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은 물론 중립지대인 충청권과 강원권에서도 ‘싹쓸이’가 가능할 것처럼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이 우세한 지역은 고작 호남권과 제주도 뿐이다.
그런데도 국민의힘 후보들은 ‘박빙의 승부가 예상된다’라고 입을 모은다.
압승이 예상되는 오세훈 서울시장마저 17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시장 후보 초청 관훈토론회에서 "하루하루 살얼음판을 걷는 느낌"이라며 "서울시민의 판단과 표심은 정말 두렵다"라고 말했다.
엄살일까?
아니다. 전혀 그렇지 않다.
오 시장은 2010년 서울시장 선거에서 당시 여론조사에선 한명숙 후보에 20%p 앞섰지만, 실제 투표에선 1%p 차이로 겨우 이겼다. 2016년 총선에서도 정세균 후보에 각종 여론조사는 20%p 가까이 앞섰지만 패배한 적도 있다.
물론 이날 공개된 여론조사 수치상 수도권과 충청권 강원권 등 전국에서 국민의힘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오차범위 안팎에서 앞서는 것은 사실이다.
동아일보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4∼15일 서울의 만 18세 이상 남녀 803명에게 물은 결과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52.4%를, 민주당 송영길 후보가 27.2%를 얻었다. 두 후보 간 격차는 무려 25.2%p에 달했다.
경기도의 만 18세 이상 남녀 80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서는 김은혜 후보는 37.2%, 김동연 후보는 34.7%의 지지율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두 후보의 격차는 오차범위 이내인 2.5%p로 팽팽한 접전 양상을 보였다.
인천의 성인 남녀 800명에게 물은 인천시장 후보 지지율의 경우 국민의힘 유정복 후보가 39.6%를, 민주당 박남춘 후보가 32.5%를 기록했다. 두 후보의 지지율 차이가 7.1%p다.
이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서울·인천 ±3.5%p, 경기 ±3.4%p다.
충청·강원지역 광역단체장 후보의 경우, 충북에선 국민의힘 후보가 오차범위 밖에서 앞서고, 대전·충남·강원은 국민의힘 후보가 오차범위 내 우세를 보여 팽팽한 접전이 벌어지고 있다.
조선일보와 TV조선이 케이스탯리서치에 의뢰해 14∼15일 실시한 조사에서 충남지사 선거는 국민의힘 김태흠 후보가 44.1%, 민주당 양승조 후보가 41.7%의 지지율을 나타냈다.
대전시장 선거에서는 국민의힘 이장우 후보가 45.8%, 민주당 허태정 후보가 41.2%를 기록했고, 강원지사 선거에서는 국민의힘 김진태 후보가 48.2%, 민주당 이광재 후보가 41.7%를 기록했다.
충북지사 선거에서는 국민의힘 김영환 후보는 49.5%, 민주당 노영민 후보는 34.1%를 기록, 김 후보가 15.4%p 차이로 노 후보를 앞섰다.
이 조사의 지역별 표본은 대전과 충남이 각각 800명, 충북 802명, 강원 806명이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5%p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런데도 국민의 후보들이 안심하지 못하는 이유는 낮은 투표율 때문이다.
20대 대통령 선거 투표율은 77.1%였다. 19대 대통령 선거 투표율은 77.2%였으며, 18대 대선 투표율은 75.8%였다. 거의 80%대에 육박하는 높은 투표율을 보였다.
반면 2018년 지방선거 투표율은 60.8%에 불과했고, 2014년 지방선거 투표율은 더욱 낮아 56.8%에 그쳤다.
대선 투표율에 비하면 지방선거 투표율은 거의 20%p 가까이 낮다.
더구나 이번 지방선거는 대선으로 인한 선거 피로도가 아직 남아 있는 탓에 투표율이 더 낮아질 수도 있다. 게다가 윤석열 정부의 출범과 인사청문회 등 중앙 정치권의 대형 이슈에 관심이 쏠리다 보니 상대적으로 지방선거는 국민의 관심에서 멀어질 수도 있다.
50%대의 낮은 투표율로 선거결과가 민심과 다르게 뒤집힐 수도 있다는 의미다. 민심을 제대로 반영하려면 반드시 투표해야 한다. 진보와 보수, 양 진영의 세력 결집으로 민심과 다른 결과가 나타난다면 그건 투표를 외면한 유권자들 탓이다. 이 나라의 주인은 정치인들이 아니라 바로 투표에 임하는 나 자신이라는 사실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주인의 권리인 투표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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