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 부당지원' 조현범 한국타이어 회장 기소

박준우 / pjw1268@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3-03-27 15:2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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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T 타이어 몰드 고가 매입··· 회사에 131억 손해
5년간 회삿돈 75억5000여만원 횡령·배임 혐의도

[시민일보 = 박준우 기자] 조현범(51)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 회장이 약 75억원의 회삿돈을 횡령하고 계열사를 부당지원 한 혐의로 27일 재판에 넘겨졌다.

이날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이정섭 부장검사)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및 배임, 공정거래법 위반 등 혐의로 조 회장을 구속기소 했다.

앞서 조 회장은 2014년 2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한국타이어가 계열사 한국프리시전웍스(MKT)로부터 타이어 몰드를 사들이는 과정(약 875억원 규모)에서 다른 제조사보다 비싼 값을 지불하는 방식으로 부당 지원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부당 지원 과정에서 한국타이어는 약 131억원의 손해를 입었으며, MKT에 높은 단가를 책정해주는 방식으로 생긴 이익금은 조 회장 등 총수 일가로 흘러 들어간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MKT는 한국타이어가 50.1%, 조 회장이 29.9%, 조 회장의 형인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고문이 20%를 지분을 가지고 있다.

조 회장은 2017년부터 2022년까지 5년간 회삿돈 75억5000여만원을 횡령 및 배임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 조사 결과 조 회장은 현대자동차 협력사인 리한의 경영 사정이 어려운 것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업체의 박지훈 대표와의 친분을 앞세워 아무런 담보 없이 MKT 자금 50억원을 빌려준 것으로 파악됐다.

이외에도 조 회장은 본인 집에 들여놓을 가구를 구입한 뒤 그 비용(2억6000만원)을 한국타이어 신사옥 건설 때 필요한 가구 대금에 합산했으며, 개인 주거지 이사비용 1200만원을 해외 파견직원들의 귀임 비용에 포함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횡령하는 대담함을 보이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가족의 해외여행 비용을 회사 법인카드로 쓰거나 개인 채무를 진 지인에게 법인카드 4장을 줘 쓰게 했다.

또 한국타이어 및 계열사 명의로 고급 외제차 5대를 사거나 빌려 사적으로 쓰고, 법인 소속 운전기사를 배우자 전속 수행기사로 배치하기도 했다.

검찰은 조 회장이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3610억원이 넘는 채무를 지게 됨에 따라 매년 대출원리금 및 증여세 분할 상환에 400억원 이상의 돈이 필요해지자 회삿돈을 유용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수사 과정에서 한국타이어가 자동차 운행기록부를 허위로 작성해 제출하고, 증거인멸을 시도한 사실을 다수 확인한 검찰은 한국타이어 부장 박 모(43)씨를 증거은닉교사 등 혐의로 불구속기소 했다.

이수일 한국타이어 대표의 경우 가담 사실이 확인되지 않아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검찰은 "총수 일가로서 지배주주인 조 회장이 지위남용을 통해 회사의 사업 기회를 탈취하고, 회사 재산을 개인 재산처럼 유용해 법인 제도를 남용했다"고 지적하며 "사회적 비난 가능성이 높은 관련 기업 범죄 전반에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2022년 11월 공정거래위원회가 한국타이어 법인을 검찰에 고발하면서 본격적인 검찰 수사가 진행됐다. 검찰은 사건을 넘겨받은 뒤 조 회장이 범행을 주도한 사실을 확인, 올해 1월부터 총수 일가를 겨냥해 본격적인 수사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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