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배 연봉으로 헤드헌팅···유출인력 30여명
[시민일보 = 박소진 기자] 삼성전자의 반도체 핵심 인력들이 중국 업체 '청두가오전'(CHJS)으로 대거 스카우트되며 삼성의 독자적인 20나노 D램 기술을 빼돌린 브로커가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경찰은 인력 유출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4조원대 이상이라고 봤다.
서울경찰청 산업기술안보수사대는 삼성전자 엔지니어 출신 A씨(64)를 직업안정법 위반 등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구속 송치했다고 3일 밝혔다.
A씨는 청두가오전 설립 초기 고문으로 참여했으며, 국내에서 헤드헌팅 업체를 운영하며 삼성전자의 핵심 인력들에게 기존 연봉의 2∼3배를 제시해 중국으로 유인했다.
이들 인력을 통해 청두가오전은 D램 제조 공장을 건설하고, 공장 준공 1년 3개월 만인 2022년 4월 웨이퍼 생산에 성공했다. 일반적으로 웨이퍼 생산에는 4∼5년이 소요되지만, 청두가오전은 이를 단기간에 달성했다.
경찰은 A씨 외에도 같은 방식으로 청두가오전에 인력을 유출한 헤드헌팅 업체 대표 2명과 관련 법인 1개를 불구속 송치했다. 이들 업체가 유출한 인력은 30명이 넘는다.
경찰은 "피해 기술의 경제적 가치는 4조3000억원에 이르며, 경제 효과 등을 감안하면 실제 피해 금액은 그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이 사건과 관련해 A씨를 포함한 21명을 검찰에 송치하며, 청두가오전 기술 유출 수사를 마무리했다.
청두가오전의 대표인 삼성전자 출신 최모씨(66) 등은 9월에 구속 송치됐으며, 이들에게는 산업기술보호법과 부정경쟁방지법이 적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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