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4년 작품 진본 전시
‘세마도’는 현전하는 말 그림 중 제작 연대가 기록된 기년작(記年作)이자 가장 이른 시기의 작품이다.
왼쪽 상단에 ‘갑신유월일제(甲申六月日製)’라고 쓰여 37세(1704)에 제작된 것임을 알 수 있으며, 말 그림의 초기 기량을 가늠할 기준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말을 매어두고 나무 밑에서 휴식을 취하는 두 명의 관리와 강에서 말을 목욕시키는 마부를 소재로 한 그림은 현전하는 공재의 말 그림 중 규모가 가장 크다.
오른쪽 상단에는 ‘공재지기(恭齋之記)’라는 주문인(朱文印)이 찍혀 있으며, 왼쪽 관서 밑에는 ‘청구자(靑丘子)’와 ‘효언(孝彦:윤두서의 자)’이 날인돼 있다.
하단부 중앙에 위치한 바위 표현은 조선 중기 절파화풍을 계승했지만 소재와 필치는 중기 화가들이 그린 말 그림과 전혀 다른 중국풍의 세마도 유형이다.
인물은 정밀하고 자세하게 표현됐다. 강가에서 쉬고 있는 관리들, 나무에 매어진 말들, 강에서 마부가 말을 씻는 장면 등 세 그룹으로 따로 떨어진 요소가 한 화면에서 자연스럽게 통합돼 있다.
이른 시기에 시도한 말 그림임에도 불구하고 말의 근골이 잘 표현됐으며, 볼 뼈가 주머니처럼 볼록 뛰어나온 모양은 윤두서 말 그림의 전형적 특징을 보여준다.
‘세마도’는 그동안 학계 논문이나 도록에서 일부 이미지로만 소개되며, 보존 상태조차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던 수묵 회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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