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포스코지회 임원 등 제명 '효력 정지'

여영준 기자 / yyj@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3-05-25 15:4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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法 "징계 재량권 남용"··· 가처분 신청 인용 결정
"조직 변경 위한 대의원회의 소집, 징계사유 안돼"
[시민일보 = 여영준 기자] 민주노총 금속노조의 포스코지회 임원 및 대의원에 대한 제명 효력을 정지하라는 법원 결정이 나왔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50민사부(박범석 부장판사)는 지난 24일 금속노조 포스코지회 전 지회장 A씨와 전 수석부지회장 B씨 등 전 임원 3명과 대의원 3명이 금속노조를 상대로 낸 제명결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인용 결정을 내렸다.

포스코지회는 2022년 10월 금속노조를 탈퇴해 기업별 노조로 조직형태를 변경하기 위해 대의원회를 소집하기로 했다.

이에 금속노조는 "안건 철회 지시를 거부한 채 탈퇴안을 상정해 조합 질서를 문란하게 한다"며 같은해 11월1일 A씨와 B씨 등 포스코지회 임원 3명을 제명했다. 이어 12월5일 포스코지회 대의원 4명에 대해서도 조합 질서 문란을 이유로 제명했다.

그 사이 포스코지회는 11월3~4일 찬반투표를 벌여 66.86% 찬성표를 얻었으나 고용노동부 포항지청으로부터 총회 소집 절차 보완 요구를 받았다.

이에 포스코지회는 11월28~30일 다시 찬반투표를 벌여 69.93% 찬성표를 얻었다.

하지만 고용노동부 포항지청으로부터 "제명돼 총회 소집 권한이 없는 선거관리위원장이 총회를 소집했다"란 이유로 설립 신고를 반려당했다.

이후 경북지방노동위원회는 지난 3월 포스코지회 임원 3명에 대한 제명이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대구고용노동청 포항지청은 4월27일 3명에 대한 제명 처분을 취소하라는 내용의 시정 명령을 내렸다.

재판부는 "임원들이 조직변경을 위해 대의원회의를 소집한 것을 징계사유로 삼을 수 없고 대의원회의 및 총회의 특정 안건을 발의하거나 회부하는 행위를 징계하는 것은 자유로운 의견 교환을 막는 것"이라며 "조직형태 변경안을 발의하거나 회부했다는 이유로 징계를 허용하면 조직형태 변경 전환 논의 기회를 박탈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명으로 징계한 것은 조직형태 변경 결의를 저지하고자 하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는 징계 재량권 남용으로 볼 여지가 크다"며 "본안 소송에서 승소하더라도 포스코지회 임원이나 대의원 지위를 유지할 수 없거나 권한을 행사할 수 없게 돼 회복불가능한 손해를 입을 우려가 있는 점을 종합하면 신청을 받아들일 필요성이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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