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지 통증·낙진 피해 등 호소
전문가 "전반적 역학조사 필요"
[광주=정찬남 기자] 최근 발생한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화재로 유해 물질이 포함된 연기가 수일째 퍼지면서 건강권 침해, 환경오염 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9일 낮 11시 기준 관할 지자체인 광산구에 접수된 화재 피해 신고는 총 115건(인적 피해 53건, 물적 피해 32건, 기타 30건)으로 집계됐다.
특히 기관지 통증 호소부터 차량 낙진 피해 등 유해 물질이 포함된 연기로 인해 인근 주민들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화재 발생 사흘째인 이날도 아직 연기가 발생하고 있어 피해 신고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환경단체와 전문가들은 시민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역학조사를 실시하고, 환경오염을 최소화할 수 있는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시로 2023년 3월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인해 58시간 동안 약 21만개의 타이어가 불타면서 수많은 유해 물질이 대기 중으로 방출됐다.
이후 충남대 연구팀의 조사 결과 지역민들의 상기도 감염 및 외부 요인으로 인한 폐 질환, 편두통 등의 발작성 신경계 질환, 두드러기 및 홍반 등의 피부질환 발생률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영산강유역환경청은 지난 17일부터 이틀간 대기질을 측정한 결과, 이황화탄소, 벤젠 등 유해 물질이 일부 검출됐으나 모두 기준치 이내였다고 밝혔다.
김종필 광주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유해 물질이 공기를 타고 확산하기 때문에 공장 인근뿐만 아니라 광주시 전역에 대한 환경적, 인체적 영향을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인화 조선대학교 환경공학과 교수는 "타이어 공정에 들어가는 '황'이 불에 타면 호흡기에 치명적인 아황산가스가 나온다. 특히 호흡기 질환에 취약한 어린이나 노약자들이 얼마나 흡입했는지 등 전반적인 역학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또 비가 오면 도심에 가라앉은 유해 물질이 하천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며 "수질 오염을 최소화할 수 있는 대비책을 서둘러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이날 출입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대기 오염도를 측정하고 주변 도로를 청소해서 분진의 재비산 등 2차 피해를 막는 데 노력하고 있다"며 "또 진화 작업을 한 소방대원의 건강을 확인하는 검진도 실시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피해 복구를 원활하게 하기 위해 행정안전부에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요구했다"며 "2차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기업과 정부와 함께 협의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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