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지엔 수십억 현금 다발··· 고가 미술품 구매도
[부산=최성일 기자]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으로 벌어들인 550억여원으로 초호화 생활을 해온 일당이 검찰에 붙잡혔다.
22일 부산지검 강력범죄수사부에 따르면 국내 자금세탁 총책 A(42)씨 등 4명을 구속기소하고 공범 5명을 불구속기소 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들은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부동산실명법 위반, 금융실명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또 필리핀으로 도피한 도박사이트 운영 총책 B씨(35)는 인터폴 적색 수배하고 뒤쫓고 있는 중이다.
수사에 나선 검찰은 압수수색과 계좌 추적 등으로 A씨 주거지 등에서 초고급 슈퍼카, 고가 미술품 등을 압수했다.
특히 A씨 등이 자금 세탁한 550억원 범죄 수익 중 97%인 535억원 상당의 부동산, 금융자산 등을 추징보전 했다.
검찰에 따르면, A·B씨 등은 2017년 2월께부터 필리핀에 서버와 사무실을 두고 국내 조직원과 16개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해 왔으며, 매일 6억원에 달하는 도박사이트 운영 수익을 대포통장 100개로 나눠 국내에서 인출한 뒤 자금세탁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페라리, 람보르기니 등 슈퍼카 24대를 수입 후 재판매하거나 타이어 회사를 인수하고 타이어를 사거나, 부동산 법인 지분을 인수한 것처럼 가장해 다시 되팔았으며, 선박을 사기도 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이용했다.
또 9억원, 18억원짜리 해운대 고급 아파트를 차례로 사고팔아 최종 27억원 상당 아파트를 사기도 했다.
이들은 이렇게 세탁한 거액의 돈이나 법인, 부동산 등을 주로 가족이나 직원, 직원 가족 명의로 돌린 뒤 초호화 생활을 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A씨의 경우 페이퍼컴퍼니를 만들어 차명으로 부동산을 보유하고 서울 강남 신사동 부지를 164억원에 사 빌딩을 지었다.
또 40억원 상당의 초고급 슈퍼카 ‘부가티 시론’과 시가 3억∼6억원에 이르는 명품 시계 ‘리차드밀’ 등을 사는 등 부를 과시하며 성공한 사업가 행세를 해왔다.
A씨는 유명 갤러리에서 피카소, 백남준, 앤디 워홀, 로이 리히텐슈타인, 무라카미 다카시, 이우환 작가 등의 미술품을 사들이고 에르메스, 샤넬 등 명품 가방도 샀다. 주거지에서는 수십억원에 달하는 5만원권 다발 더미가 발견되기도 했다.
B씨 가족은 범죄수익을 세탁한 돈으로 산 17억원 상당 해운대 아파트에서 살아왔다.
김보성 부산지검 강력부장은 “범죄수익의 자금세탁 범죄를 엄단하고 끝까지 추적해 환수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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