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고령층 등 취약계층 명의 개통··· '대포 유심' 7000여개 범죄조직에 판매

최성일 기자 / look7780@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2-09-14 16:25:15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간 큰 유통 조직 7명 구속

[부산=최성일 기자] 부산 사상경찰서가 장애인이나 고령층 등 사회적 취약계층을 꾀어 대포 유심(USIM)칩 7000여개를 개통한 후 범죄조직에 팔아넘긴 50대 A씨 등 7명을 사기와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혐의로 검거해 구속했다.

이와 함께 대포 유심을 개통하는 데 명의를 제공한 61명에 대해서는 불구속으로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이 대포 유심이 이용된 사건 850건(420억원 상당)과 연관된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는 대포 유심을 단속한 사건 가운데 단일 사건으로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대포 유심 양을 적발한 사례다.

14일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20년 10월부터 최근까지 사회적 취약계층을 모집해 이들 명의로 대포 유심 7711개를 개통한 뒤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등 범죄조직에 판매해 왔다.

A씨 일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인터넷 등에서 ‘선불 유심 명의를 제공하면 6만원을 지급하겠다’라는 방식으로 사람들을 모아, A씨 자신이 운영하는 휴대전화 대리점에서 대포 유심을 개통했다.

이런 방식으로 모집된 명의자는 대부분 지적 장애인이나 고령층 등 사회적 취약계층들이였으며, 이렇게 개통된 대포 유심은 A씨가 고용한 판매책에게 넘어가거나, B씨와 C씨 등을 거쳐 범죄조직에 유통됐다.

A씨는 판매책을 고용해 개통한 유심 중 300여개를 1개당 30만원에 중국 보이스피싱 조직에 판매했다.

해당 대포 유심은 실제 16건의 전화금융사기 범행에 사용돼 5억4000만원 상당의 피해가 발생했다.

B씨 역시 A씨로부터 받은 대포 유심을 중국에 있는 보이스피싱 조직에 팔았다.

B씨는 조직원 6명을 고용해 서로 알지 못하는 점조직 방식으로 운영했고, 이들에게 대포 유심을 항공 화물서비스 등 방법으로 중국에 보내도록 했다.

다른 판매책 C씨는 A씨로부터 구매한 대포 유심 4500여개를 SNS 계정을 만드는 데 필요한 인증번호를 받는 용도로 범죄조직에 판매했다.

이렇게 생성된 SNS 계정은 불법 도박사이트 홍보와 가상자산 투자사기 리딩방 회원모집, 인터넷 물품사기 등 범행에 사용됐다.

경찰 관계자는 “적발된 대포 유심 7천여개 회선에 대해 통신사에 이용 중지를 요청했다”며 “중국 보이스피싱 조직에 대해 계속 수사 중이며 범행 수단으로 악용되는 대포폰·대포통장 근절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