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배상금 2억 지급' 판결
[광주=정찬남 기자] 수술 후 환자를 제대로 살피지 않아, 환자를 식물인간 상태에 빠트린 병원에 책임이있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광주지법 민사11부(유상호 부장판사)는 심장 수술 후 식물인간이 되버린 환자 20대 여성인 A씨와 그의 가족 등 3명이 전남대병원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했다고 21일 밝혔다.
재판부는 "수술 후 환자에게 출혈이 발생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면밀히 관찰하고, 출혈이 의심되면 적절한 조처를 해야 할 주의의무가 있었음에도 병원 의료진은 출혈을 확인할 검사와 조처를 하지 않았다"며 "병원 측은 마취 관련 합병증만 설명했고 헤파린 투여 등 수술에 관한 합병증은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다"고 판시했다.
단, 재판부는 환자의 병력 등을 고려해 병원 측의 책임 비율은 70%로 제한했다.
이에 A씨의 일실 수입으로 계산된 6억3000여만원에서 70% 손해배상액과 위자료 액수는 더한 배상 가능액은 4억9000여만원이지만, 재판부는 원고 측이 청구한 금액 2억원만 전액 인정했다.
A씨는 선천적 심장 질환 진단을 받고 2019년 전남대병원에서 '심장중격결손 폐쇄술'을 받았지만, 수술 후 후유증으로 심정지 증상을 보인 끝에 뇌에 심각한 손상을 입은 이른바 '식물인간' 상태가 됐다.
A씨의 가족들은 "병원 측의 과실로 A씨가 식물인간이 됐다"며 "의료진이 설명 의무도 제대로 준수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수술 이후 헤파린(혈액 응고 억제 물질) 재활성화로 인한 출혈을 의심할 만한 증상들이 있었음에도, 병원 의료진이 적절한 검사와 조처를 하지 않은 사실이 인정된다"고 말했다.
또한 감정 결과를 토대로 심장 수술을 위해 투여한 헤파린에 재활성화하면서 우측 늑강 부위에 출혈이 발생했고, 다량의 출혈이 누적되면서 저혈량 쇼크와 심장 압전이 중첩돼 10분간 심정지 되면서 뇌 손상이 발생했다고 판단했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