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자본 갭투자로 420억 전세사기 30대 컨설팅 대표 등 184명 송치

민장홍 기자 / mjh@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4-06-25 16:2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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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 임차인 200명 달해

[시민일보 = 민장홍 기자] 수도권 일대에서 '무자본 갭투자' 방식으로 420억원대의 빌라 전세 사기를 벌인 일당이 검거됐다.

경기북부경찰청 형사기동대는 사기 등의 혐의로 컨설팅 대표 30대 남성 A씨와 공인중개사, 중개거래인 등 184명을 불구속 송치했다고 25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은 지난 2021년 1월~2022년 8월 서울과 인천, 경기 파주 등 수도권 일대에서 빌라 매입 계약과 임대차 계약을 동시에 진행해 임차인 200명에게서 전세보증금 약 420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4개의 컨설팅 업체를 운영하며, 빌라 매매가보다 전세가가 높아지는 '역전세' 상황을 노려 사기 범행을 계획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먼저 A씨는 SNS를 통해 '부동산 명의대여 알바 구함', '꽁돈 필요하신 분'이라는 내용의 글을 올려 매수인들을 모집했다.

함께 현장에 가서 명의만 빌려주고 거래를 진행하면 약 30만~50만원을 지급하겠다며 자금력이 없는 60여명을 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빌라 소유자와 매매 계약을 진행하면서 전세 희망자들과 임대차 계약을 동시에 진행했다.

빌라 매입 가격보다 비싸게 전세 보증금을 받아 이 돈으로 빌라 매입 비용을 치르는 이른바 '무자본 갭투자'였다.

빌라 200여채를 이런 방식으로 계약하면서 A씨는 건당 400만~500만원, 총 12억원을 수수료 명목으로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공인중개사와 중개보조원 약 60여명도 컨설팅 명목으로 수수료를 받았다. A씨 일당은 총 28억원의 범죄수익금을 벌어들인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 대부분은 20∼30대로 사회 초년생이나 대학생, 신혼부부였다. 이들 중 80% 정도는 전세보증금 반환보증보험에 가입했지만, 나머지 피해자들은 가입하지 않아 보증금을 받지 못할 처지에 놓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 일당이 리베이트 명목 등으로 벌어들인 범죄 수익금에 대해 과세가 이뤄지도록 국세청에 통보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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