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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라와 오피스텔 등 주택 1139채를 사들여 전세사기를 벌인 뒤 숨진 이른바 ‘빌라왕’ 김모(42)씨 사건을 비롯 주택 240여 채를 사들인 뒤 세를 놓다가 2021년 7월 사망한 임대인 정모(43)씨 문제, 오피스텔 수십 채를 보유하다 2022년 12월 숨진 송모(27)씨 사건 등 이른바 ‘전세사기’ 피해를 입은 세입자들의 울분과 절규가 전국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피해자들은 임대인의 유족과 경찰에 피해구제를 기대했지만 그리 간단히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사망한 임대인의 유족들은 채무승계라는 불똥이 튈 것을 우려한 나머지 임대인이 사망하자마자 망인의 유류재산에 대해 상속받기를 포기하고 있으며, 경찰은 경찰대로 경위파악 등 수사에 나서고 있으나 임대인이 사망한 사건이라 진상을 규명하는 일조차 여의치 않아 애를 먹고 있다. 여기에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일부의 피해회복에 응원군이 될 수도 있으나 이마저 상속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도움을 줄 수 없는 형편이다.
상황이 이쯤 되자 전세사기 피해자들은 정부 차원의 구제 대책을 요망하기에 이르렀으며, 정부도 이에 다각적인 대책을 강구하고 있으나 모든 피해자들이 만족할 만한 뾰족한 묘안을 제시하기엔 한계가 있어 보인다. 아니 ‘이거다!’하고 제시할 묘책이 없음이 현실인 듯하다. 이렇듯 전세금사기 등 모든 사기성 범죄는 피해회복이 어렵기 때문에 거래 시 정보수집과 분석을 통한 예방이 상책이다. 사기 피해금을 국가가 재정으로 보전하는 경우는 사실 상정(想定)하기 어렵다.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송두리째 뒤흔드는 전세사기! 일확천금을 노리는 부동산거래 한탕사기! 이에 대한 효과적인 예방책은 없을까? 대한변호사협회에서는 분야별로 전문화된 법률서비스를 제공하고자 2009년부터 부동산 등 62개 분야에 걸쳐 ‘전문변호사 등록제’를 적극 시행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탐정업도 탐정의 역량 전문화와 서비스 품질향상 등 실질과 능률 제고를 위해 100여개 분야 ‘전문탐정’으로 분류된다. 그 중에 하나가 ‘부동산탐정’이다. 현재 국내에는 50여명의 ‘부동산탐정’이 활동 영역을 개척하며 정중동(靜中動)의 활동을 펼치고 있다.
‘부동산탐정’은 부동산사기를 예방하고 부동산 거래 피해를 당한 사람들을 도와 재산을 신속하게 회수하는 것을 돕는 역할을 핵심 업무로 한다. 소유권의 진위 조사, 은닉재산 파악, 부동산 문서 위변조 여부 조사, 부동산 제공부(서류) 비교분석, 부동산 현장조사, 불법 무등록업체 및 기획부동산업체로 인한 피해조사, 중단된 부동산개발사업의 솔루션 제시, 유치권의 진위 조사, 법정지상권 등 특수물건 조사, 조상땅 찾기 등 부동산과 관련된 난이도 높은 제반 사항을 탐지·조사·분석하는 일이 그것이다. 대한민국에서의 전세사기 예방 등 부동산 거래 안전에 ‘부동산탐정’의 역할과 역량을 기대해 본다.
<최순호>
서울디지털대학교 탐정전공 주임교수, 전 총경, 경찰학박사, 전 대통령실(국가위기관리실) 행정관, K탐정연구소 소장, 공인탐정 및 공인탐정법 등 민간조사업 관련 논문·저서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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