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법 춘천재판부 형사1부(민지현 부장판사)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32)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2년을 선고했다고 12일 밝혔다.
앞서 A씨는 지난 2022년 10월 8차례에 걸쳐 필로폰 매매를 알선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2023년 5월 케타민 매매를 한 차례 알선하고, 두 차례에 걸쳐 필로폰과 코카인 성분이 있는 합성마약을 투약한 혐의도 더해졌다.
1심은 "잘못을 인정하며 수사기관에 자수하고, 특히 케타민 매매 알선과 관련해 수사기관이 추가 범행에 나선 가담자들을 검거하고 상당한 양의 마약류를 압수하는 데 중요한 수사 협조를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이러한 A씨의 행위를 특별양형인자로 적극적으로 삼지는 않았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3명의 마약사범에 대해 구체적인 제보를 해 검거되기에 이르렀고, 피고인의 자발적이고 구체적인 제보가 없었다면 그 실체가 드러나기 어려웠다"며 A씨의 행위를 특별양형인자인 '중요한 수사 협조'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수사 협조는 피고인의 반성 또는 단약 의지를 일정 부분 엿볼 수 있는 징표이기도 하지만, 그것보다는 검거된 마약사범들에게 '수사 협조를 한다면 감형이 이뤄질 수 있다'는 기대를 품게 하고, 그 기대가 실현되는 모습을 마약 세계에 보여줌으로써 수사 협조가 더 활발하게 촉진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동시에 검거되지 않은 바깥세상의 마약사범들에게도 언제든지 관련자들의 경쟁적인 제보에 의해 마약류 취급 사실이 손쉽게 적발될 수 있다는 두려움을 심어주면서 보다 효율적이고 광범위한 마약사범 검거·단속을 실시할 수 있는 단서를 폭넓고 신속하게 확보하게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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