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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2-05-23 17:2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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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과 장미 영국 출신으로 사회주의 작품을 주로 다룬 감독 켄로치의 새영화 ‘빵과 장미’는 유쾌하면서도 감동적인 영화다.

켄로치 감독이 그간 보여줬던 ‘칼라송’, ‘랜드앤드프리덤’등의 전작보다는 무게감은 없지만 영화가 주는 메시지와 의미는 뚜렷이 부각시키고 있다.

‘빵과 장미’는 미국 LA에서 일하는 라틴계 노동자들이 노조 결성을 하면서 생기는 에피소드를 다뤘다.

마야는 일자리를 얻기 위해 고향 멕시코를 떠나 기회의 땅이라는 LA로 온다. LA로 데려다 준 대가로 몸을 요구하는 브로커를 재치로 따돌리고 먼저 자리를 잡은 언니와 함께 건물 청소부로 일한다.

첫달 월급은 감독관에게 상납하고 의료보험과 휴가는 생각조차 할 수 없던 마야. 단 한번 지각했다는 이유로 동료가 해고되자 동료 청소부들과 노조를 결성하려고 하지만 난항을 겪는다.

노조 결성을 도와준 인권변호사 샘과 큰 시위를 한 후 자신의 언니가 동료를 배신한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마야는 언니를 다그친다. 숨겨 놓았던 사실을 하나둘 털어놓는 언니 로사의 이야기에 마야는 언니의 아픔을 그제서야 이해하게 된다.

그녀는 샘을 만나 새로운 생각과 감정에 눈을 뜨지만 정작 가장 가까이 있는 언니의 아픔을 몰랐던 것이다.

결말은 비극적이지도 희극적이도 않다. 연예인 변호사들의 성대한 파티장에서 벌인 시위로 노조의 조건은 모두 이뤄졌지만, 동료 친구의 대학 진학을 위해 절도를 했던 마야는 다시 멕시코로 돌아간다.

LA에서 일어난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이 작품은 스타시스템에 의존하거나 형식적인 기교를 쓰지 않았다. 감독 켄로치의 탄탄한 연출력과 세심한 리얼리즘으로 웃음과 감동을 모두 충족시킨 영화다. 24일 씨네큐브 개봉.
/문향숙기자 cult@simin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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