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서의 판타지나 무협은 쉽게 볼 수 있는 장르지만 연극에서는 이번이 처음. 자전거를 타고 무대를 누비는 배우들과 강렬한 락에 맞춰 펼쳐지는 고난이도의 액션연기, 무대 곳곳을 이용한 장면 전환은 풍부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다소 엽기적일 수도 있는 동물들의 분장과 배우들의 대사는 유쾌한 미소를 짓게 만든다.
배경은 식량과 자원이 고갈된 미래의 암울한 도시. 중심을 이루는 이야기는 자신을 버리고 사랑을 택한 여인 유리를 찾기 위해 살인을 일삼는 김사장의 보복과 이를 막으려는 태수, 그리고 이들 사이에서 자식을 살리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유리의 삼각관계를 축으로 생존을 위해 가족을 죽이는 고양이, 새의 이야기와 아이들마저도 살기 위해 패거리를 만들고 식량을 찾아 나서는 등의 여러 에피소드가 얽혀져 생존을 위한 극박한 삶의 단면을 보여준다. 그리고 이 모두를 지켜보는 생존을 초월한 박쥐가 인간들의 죽음을 쾌락으로 여기며 파괴를 즐긴다.
먹을 것이 없는 곳에서는 생존을 하기 위해 인간이나 동물 할 것 없이 발버둥을 치며 살아간다. 아들을 살리기 위해 자신의 살을 떼어주며 죽음을 택하는 어머니, 식량을 뺏기지 않기 위해 비닐에 든 물고기를 삼키는 할매, 보호받지 못해 버려진 아이들, 자신의 자식을 먹는 아비 고양이 등 황폐해진 도시 속에서 출구 없는 삶을 암시한다.
이들에게 희망은 존재하는 것일까. 연출은 서로를 죽고 죽이며 살아가는 암흑 속에서 유일한 희망은 모성애라고 말한다. 다소 진부하게 느껴진 테마지만 새로운 방식으로 표현해내려는 연출의 노력이 엿보인다.
10여개월간 무술연습을 한 배우들의 무술 실력은 빛을 발했으나 비트음 강한 락 음악에 묻힌 배우들의 부족한 화술은 그나마 절제된 대사조차도 답답하게 들린 것이 흠.
23일까지 동숭아트센터 동숭홀 평일 7시30분, 토요일 4시,7시, 일요일 3시, 6시.
/문향숙기자 cult@simin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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