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단 2세대 비극 ‘코믹·감동’접근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2-06-24 15:3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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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분단문제 소재 연극 ‘강택구’ 새로운 시각으로 분단, 통일의 문제를 다룬 연극 ‘강택구’는 웃음과 가슴 찡한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가 분단의 문제를 남북한 군인들간의 우정으로 풀어서 보여줬다면 연극 ‘강택구’는 좀더 현실적으로 접근해 이복형제의 만남을 통한 분단 2세대의 비극을 코믹하게 때로는 감동적으로 보여준다.

지하실로 꾸며진 무대는 영문없이 잡혀온 모스크바 유학생 강두만, 북한 출신의 시베리아의 벌목공, 두만의 이복형제의 만남을 주선해 특종을 잡으려는 기자 최용갑에 의해 사건이 진행된다. 최용갑은 6.25전쟁전 두만의 아버지가 이복형을 북에 두고 왔다는 사실을 두만에게 알려주지만 분단의 비극이나 통일에 관심없는 분단2세대에게는 아무런 느낌을 가질 수 없다.

자신들이 왜 잡혀 왔는지도 모르는 이들은 불안함을 느끼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차츰 친밀감을 느끼고 서로 자신의 상황에 대해 말하기 시작한다. 서울, 시베리아, 연변을 오가는 상황은 몇가지 소품과 의상으로만 표현되는데 상황별로 다양한 역할을 소화해내는 배우들의 연기는 이 연극의 가장 큰 장점.

신나는 댄스를 보여주는가 하면 카바레의 멋드러진 트로트 등으로 지루해질 듯한 연극의 분위기를 배우들의 개인기로 커버한다.

연극의 종착지는 타이틀 롤 강택구라는 인물을 찾는 데 있다. 형의 존재에 대해 무관심한 두만을 속이려 했던 시베리아 벌목공이 강택구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연극은 절정에 달한다. 동생을 그리워했던 택구와는 달리 두만은 시종일관 형의 존재를 부인한다.

이복형제의 갈등 속에 최용갑은 탈출구를 찾아내고 두만과 함께 지하실을 벗어난다. 북에 두고온 가족과 이산가족이 될 수 없다던 택구는 쓸쓸히 무대를 지키고, 멀리서 처음으로 불러보는 ‘혀∼엉’이라는 두만의 외침이 들린 채 조명은 꺼진다.

헤어짐이라는 결론은 변함이 없지만 분단, 이산가족 등 다소 무겁게 느껴질 소재를 젊은 세대의 코드로 표현한 연출력이 돋보인다. 지루함을 없애기 위해 간간이 보여준 코믹적인 상황에도 불구하고 뒷부분으로 갈수록 늘어지는 것이 흠.

7월 10일까지 대학로 바탕골 소극장 평일 7:30, 토 4:00, 7:30, 일요일 3;00, 6:00
/문향숙기자 cult@simin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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