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책-내 추억 속의 숲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2-06-25 16: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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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人저자 ‘자연사랑’체험 생생 산업혁명 이후 정복의 대상이었던 자연, 환경의 파괴는 이제 우리의 삶까지도 위협하는 존재가 돼 버렸다. 인간의 물질적 풍요를 위해 어이없게 파괴시킨 우리의 숲과 자연을 자신의 과거 속에서 되짚어 보는 일은 어떤 이론이나 주장보다 선행돼야 하지 않을까.

35명의 필자가 공동집필한 ‘내 추억 속의 숲’은 저자가 각각 자신들의 기억, 추억 속에 있는 숲에 대한 경험을 쉽고 감동적으로 들려준다.

이현주 목사는 사람이 세상과 자연을 위하는 방법에 대해 “개울이 흐르는 것은 나무나 짐승들을 먹여살리기 위해 흐르는 것이 아니고 개울이니까 흐르는 것이듯이 사람도 남을 위해, 또 조국과 민족을 위해 자기를 희생한다는 허풍을 떨지 않고서 얼마든지 남에게 조국과 민족에 자기를 내어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즉 ‘베푼다는 의식마저 없이 베푸는 것이 자연이요 숲이다’라고 회고한다.

숲이란 스스로 그러하도록 하는 것이며 이러한 이치를 인위적으로 깨뜨릴 때 요즘 같은 생태적 재앙으로 숲은 답한다는 단순한 진리를 깨달으라고 덧붙인다.

김제남 녹색연합 사무처장은 1990년대 중반 광주군 실촌면 골프장 건설에 얽힌 뒷이야기를 통해 결국 자연을 파괴하는 인간 개개인의 마음에도 자본 논리가 작동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당시 골프장 건설 반대 투쟁에 직접 참여한 김 사무처장은 “생태적 가치가 대단히 높은 곳에 골프장 건설의 면죄부를 준 환경영향평가서 대부분이 녹지 자연을 개발이 허용되는 낮은 등급으로 조작, 숲을 파괴하도록 하고 있다”면서 “자본에 의한 숲의 파괴는 유기적인 인간관계의 해체, 인간성의 파괴로 이어진다”고 주장한다.

이밖에 생명에 대한 경외감을 들려준 시인 이원규, 산 자체를 거대한 생명체로 인식해야 한다는 정갑임 강사, 국립공원관리공단 연구원인 조우씨의 국립공원 내의 숲에 대한 얘기 등 저자들의 생생한 체험이 담겨 있다.
/문향숙기자 cult@simin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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