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책-생물학적 인간, 철학적 인간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2-07-02 17: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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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 대한 생물·철학적 고찰 최근의 게놈프로젝트, 생물복제, 유전자 변형 등의 과학혁명은 인간 존재 자체에 대해 인식혁명을 일으키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인간에 대해 서로 다른 관점을 갖고 있는 철학자와 생물학자가 만났다.

‘생물학적 인간, 철학적 인간’은 신경생리학의 선구자이자 생물학의 대가인 장 디디에 뱅상과 데카르트와 칸트의 맥을 잇고 있는 철학자 뤼크 페리가 각자의 인간 개념과 지식에 대해 공동집필한 인간 탐구서다.

생물학자 장 디디에 뱅상은 인간은 모든 생물과 마찬가지로 자연선택의 산물이며 영장류에 속하는 한 동물로 파악한다. 따라서 그는 인간 이해의 우선권을 고집하는 기존 철학의 철학주의를 탈피하고 인간의 자연적 기원과 동물성을 간과하는 인간 중심주의를 비판한다.

생물학자에게 있어서 ‘인간이란 누구인가’라는 질문보다는 ‘인간은 어디에서 왔는가’를 탐구하는 것이 중요하다. 뱅상은 인간의 문화와 욕망, 정열, 공유 능력 등을 예로 들며 인간만의 독특한 특성을 이야기하지만 결론은 인간만의 독특한 특성도 진화에 의한 자연선택의 산물로 본다.

이와 달리 철학자 뤼크 페리는 근본적으로 인간과 동물은 다른 존재라고 본다.

페리는 동물성과 인간성을 구분하는 가장 큰 차이는 휴머니즘에 있고 인간은 동물과 달리 문화적 역사를 갖고 태어난다고 말한다. 인간은 자연에 의해 거의 계획돼 있지 않기 때문에 어떤 범주를 벗어난 과격한 행동을 할 수 있다.

따라서 인간이 역사나 자연의 어떤 코드에도 구속되지 않으며 인간 존재가 정신적 존재라고 주장하는 그는 인간이 자유롭기에 인간만의 특성을 가진다고 주장한다.

철학과 생물학. 결코 만날 수 없을 것 같은 두 평행선은 이 책에서도 끝까지 교차되지 않는다. 단지 서로의 지식을 공유하고 교환함으로써 인간의 위상에 접근하려는 데 목적이 있는 이 책은 독자 스스로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해답을 찾게 열어둔다.
/문향숙기자 cult@simin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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