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로베르토 쥬코’는 뚜렷한 동기없이 부모, 경찰, 인질등을 차례로 살해하는 한 젊은이의 모습을 극적인 언어로 형상화한 작품이다.
동기없는 그의 살인행각은 쥬코가 광기에 사로잡힌 인물인지 혹은 정상적인 인물인지에 대한 어떠한 판단을 제시해 주지 않는다.
자신의 부모를 죽이는 패륜적인 행동과 자신과 무관한 형사,인질을 이유없이 냉혹하게 죽이는 쥬코의 살인 행위
는 단지 살인행위 그 자체로 보여질 뿐 그의 행위에 대한 어떠한 윤리적 판단을 허락치 않고 있다.
전체 15장으로 이루어진 연극은 시종일관 쥬코의 모순된 생각과 행동을 표현하고 있다. 지하철에서 만난 노신사와의 대화를 통해 자신을 평범하고 분별있는 젊은이라고 소개하기도 하고 유명대학에 다니는 모범생이라고 하기도 한다. 또 소녀에게는 자신을 비밀첩보원이라고 속이고 인질로 잡힌 귀부인에게는 여자를 밝히는 남자라고 자신을 설명한다.
쥬코의 행위가 점점 파격으로 치달을때 이와 반대로 그의 언어는 이성적인 면을 보인다. 인간의 가식과 허위등으로 가득한 이중적인 내면을 꼬집고 때로는 진실된 모습으로 고뇌 차 읊조리는 대사에서는 살인자의 모습이 아닌 정상적인 한 인간의 방황의 모습을 느끼게 한다.
전체적으로 어두운 분위기를 연출한 무대는 직선의 소품 등으로 딱딱한 느낌을 주어 관객과 거리감을 두고 연극을 객관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게 했다.
장면마다 장소에 맞게 변화된 조명의 연출은 돋보였으나 잦은 암전으로 극의 흐름을 지연시켰던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로베르토 쥬코’는 1989년 사망한 프랑스 작가 베르나르 마리 콜테스 작품으로 프랑스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꾸준히 공연되고 있는 연극이다. 부조리 작가 사뮤엘 베케트 다음으로 21세기에 이름을 남긴 극작가 콜테스는 시적인 문학적 연극 언어를 사용함으로써 사후에 더 많은 인정을 받은 인물이다.
이 작품을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공연한 ‘극단 76단’은 ‘관객모독’, ‘햄릿씨리즈’등으로 대학로에서 입지를 굳혀온 극단이다.
철학 부재의 연극계에서 실험극만을 고집해온 극단 76단의 대표 연출가 기국서가 연출을 맡았고 중견배우 이봉규, 영화배우 배두나의 어머니인 김화영, 영화 ‘와이키키브라더스’등에 출연했던 오광록등이 등장한다. 8월 4일까지 동숭아트센터 소극장 공연 평일 7:30, 금,토 4:30, 7:30, 일요일 3시, 6시.
/문향숙기자 cult@simin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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