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바다가 어디지? 하고 이리저리 고개를 돌리다가 솔숲 오솔길을 걸어 나가면 비로소 보이는 탁 트인 바다.
이곳은 특히 일몰과 일출을 다 볼 수 있어 연말 연초가 되면 사진작가들이 작품사진을 찍기 위해 찾는 명소이다.
번잡스럽던 여름의 흔적을 덮으며 들락거리는 파도. 손으로 쥐어보면 부슬부슬 빠져나가는 곱디고운 모래는 파도에 씻기고 바람에 밀리면서 온통 골판지 속처럼 볼록볼록 차분차분 결을 만들어 내었다.
그 위에 흩어진 수많은 조개껍데기들과 구멍마다 숨어드는 작은 생물들. 이곳의 모래는 항공유리의 원료로 쓰인다는 규사. 너무 고와서 오히려 공을 차고 놀아도 발이 빠지지 않아 뛰어 놀기에도 좋다. 물이 빠지고 나면 저 앞에 있던 작은 섬이 이어지고 섬 근처에는 크고 작은 자갈돌로 덮인 곳도 있다. 주변 경치가 좋아 백사장을 거닐다 보면 마음이 평온해지는 것을 절로 느낄 수 있다.
만일 도착 시간이 저녁 무렵이라면 금상첨화. 저녁 노을이 질 때는 모래와 바다가 한꺼번에 붉은 기운을 머금는 바람에 다른 세상에 온 듯한 느낌마저 든다. 주름진 모래결은 보는 각도와 빛의 각도에 따라 달라져 한 편의 미술작품을 보는 듯하다.
하룻밤을 묵고 이른 새벽. 해뜨기 전에 바다로 나가보는 것은 필수다. 그래서 몇 안 되는 민박집이지만 가능하면 바다에서 가까운 집을 골라 묵는 것이 좋다.
멀리 자그마한 섬들, 이른 새벽에 나간 고깃배들, 그 뒤로 아침해가 서서히 떠오르면 바닷물과 모래가 희뿌연 안개를 밀어내듯 한꺼번에 반짝거리며 환해진다.
조개를 캐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분주했던 아주머니들이 커다란 소쿠리며 고무동이에 가득 조개를 담을 무렵이면 트럭이 기다렸다는 듯 갯벌 가운데로 달려나와 한꺼번에 태워 돌아간다. 조금 늦게 나선 구부정한 할머니 한 분은등에 짐을 지고 또 집으로 돌아간다. 이제 가서 조개를 넣고 국을 끓여서 아침을 먹겠지. 자그마한 어촌의 마을 풍경이다. 그런 장면을 놓칠 새라 아예 모래 위에 납작 엎드려서 카메라에 담는 사진작가도 있다.
이곳 백사장은 평지처럼 완만하고 조수간만의 차이가 심하다 보니 물이 빠지면 바다가 저만치 멀어져버린다. 하지만 대신 갯벌의 크고 작은 생물들, 너무 작아서 아기 손에나 어울릴 듯한 소라 껍질이며 은빛으로 반짝이는 예쁘고 다양한 조개껍질들을 줍다 보면 시간이 훌쩍 가버린다. 서서히 물이 들어오고 모래위로 스며 올라오면서 또 어느새 물이 차있다.
서해안의 많은 바닷가의 모래들이 개발이라는 명목으로 파헤쳐지길 십 수년. 비로소 태안군에서는 이 지역의 모래를 보존하도록 조치를 취했기에 그나마 돌맹이만 남는 수난을 면하게 됐다. 또 검은머리물새떼가 사는 조수보호구역으로 정해진 곳이기도 하다.
바람아래해수욕장은 해수욕보다는 오히려 바다와 갯벌을 보고 경치를 감상하기에 더 좋은 조건을 가졌다. 철 지난 바닷가를 거닐면서 힘들었던 여름을 마무리하고 나를 돌아보면서 남은 한 해의 계획을 세워보는 시간을 가지는 것도 좋지 않을까.
■찾아가는 길
서해안 고속도로를 이용하여 서산이나 해미IC를 통해서 서산을 지나 태안 이어서 안면도로 들어선다. 안면읍을 지나 꽃지해수욕장, 안면도자연휴양림, 샛별해수욕장 등을 차례로 지나 조금 더 달리다가 고남면에 이르고 조금 더 가다보면 길 오른편에 자그마한 바람아래 입간판이 있다. 그 길로 우회전하여 길을 따라 가다보면 해수욕장에 닿는다.
대중 교통은 안면읍에서 장삼포로 가는 버스를 이용한다. 안면읍에서 약 20분 정도 거리이고 아니면 영목행 버스를 이용하여 고남에서 내린 후 택시를 타는 것이 빠르다.
숙박은 영목항이나 바람아래해수욕장 입구의 민박을 이용할 수 있고 안면도 자연휴양림의 숙박시설을 미리 예약하는 것도 좋다. 해수욕장 근처에는 음식점이나 기타 시설은 별로 없다.
/글·사진=여행칼럼니스트 김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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