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아빠’ 샘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2-10-08 16:2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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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엠 샘 “나는 행복해 다른 아빠는 함께 놀아주지 않잖아.”

7살된 루시의 아빠 샘은 여느 아빠와는 다르다. 커피전문점에서 일하는 시간을 제외하면 항상 딸 루시와 같이 있고 어린 루시보다도 더 잘 논다. 심지어 루시의 학예 발표회 때에도 우스꽝스런 옷을 입고 아이들과 같이 어울린다. 7살 수준의 지능 밖에 가지지 못한 샘에게는 지극히 자연스런 행동이지만 8살을 앞두고 있는 딸 루시에게는 아빠의 이러한 행동이 부끄럽고 당황스럽다. 그래서 루시가 선택한 행동은 아빠의 지능을 추월하지 않는 것.

이로 인해 루시는 학교수업을 게을리 해 사회복지관에서 샘의 가정을 방문하는 일이 생긴다. 아빠로서 양육 능력이 없다는 선고를 받게 된 샘은 주2회의 면회만이 허락된 곳으로 루시를 보낸다.

루시와 한번도 떨어진 적이 없었던 샘은 실의에 빠지고 법정에서 싸워 루시를 되찾을 결심을 한다. 샘은 무턱대고 엘리트 변호사 리타 해리슨 사무실로 찾아가고 루시를 찾게 해달라고 막무가내로 부탁한다. 능력 있고 자신감 넘치는 리타는 동료들의 비난을 피하기 위해 어쩔수 없이 무료로 샘의 변호를 맡겠다고 공언한다. 샘과의 연대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았던 리타는 오히려 만남이 거듭될수록 도움을 받고 있는 것은 자신이라는 것과 자신에게 있어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깨닫는다.

그러나 샘이 양육권을 인정받기는 불리한 재판. 샘이 훌륭한 아빠라는 것을 증명해 줄 친구들은 샘과 마찬가지로 지적 수준이 낮은 이들. 그나마 음대 수석 졸업의 이웃 애니만은 법정에서 인정할 수 있는 유일한 증언자인데 …

‘아이엠샘’은 7살 지능을 가진 샘과 7살의 루시가 그리는 가슴 뭉클한 부녀간의 사랑 이야기다. 남들에게는 정상적이지 못한 가정이지만 그 누구보다도 행복한 가정을 꾸리는 샘과 루시. 마음 한구석을 찡하게 만드는 이들이 보여준 사랑은 한없이 순수하고 따뜻하다.

이 영화의 강점은 배우들의 명연기. 샘 역의 숀 펜은 그동안 강한 이미지의 역을 맡아 찬사를 받은 실력파 배우. 이 영화에서 저능아의 연기는 실제 그를 모르는 사람이라면 진짜 장애인이라고 착각할 정도로 실감나는 연기를 펼쳤다.

변호사 역의 미셸 파이퍼도 도도하고 자신감 넘치지만 야심만만한 성격 뒤에 감춰진 섬세한 내면의 변화 과정을 깊이 있게 표현해냈다.

무엇보다도 루시 역을 맡은 다코타 패닝의 연기는 관객의 마음에 오랫동안 남아 있을 만큼 인상적이다. 2002년 미국내 아역상을 모두 휩쓸 정도로 연기력에서도 인정을 받은 루시는 찰랑거리는 금발에 커다란 눈망울을 가진 사랑스런 모습으로 관객의 눈물샘을 자극한다.

영화 전편에 흐르는 비틀즈의 곡을 듣는 것도 이 영화의 또 다른 재미. 영화의 배경음악은 모두 비틀즈의 리메이크 곡으로 쓰여져 있고 이는 단순히 배경으로써 뿐만이 아니라 영화의 스토리와도 함께 흘러간다. 18일 개봉.
/문향숙기자 cult@simin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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