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여행… 어디로 떠나볼까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2-10-16 17:2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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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촬영지 3選 - 통영·양산·삼동 최근 TV드라마와 영화에서 멋진 배경을 보여준 촬영지가 관광지로써 인기를 누리고 있다. 아름다운 경관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유명하지 않은 곳들이 드라마 속 배경으로 등장하면서 새로운 관광지로 부상하고 있다.

이를 계기로 한국영상자료원은 6,70년대의 한국고전영화의 촬영지를 찾아갈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촬영당시의 모습이 남아 있는 곳을 선정해 함께 떠날 수 있는 이벤트를 실시한다. 대표적인 촬영 장소로 ‘김약국의 딸들’의 통영, ‘소나기’의 양산, ‘씨받이’의 보쌈마을을 소개한다.

◆김약국의 딸들 - 경남 통영시 강구안마을
박경리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김약국의 딸들’은 대대로 통영에 살아온 김약국 일가의 비극적 가족사를 통해 한국현대사를 그려낸다. 영화의 공간인 통영은 영화의 시대적 배경인 식민지 조선과 이 영화가 존재했던 60년대 한국사회를 상징하는 곳이다.

이 영화는 통영에서도 특히 옛 항구인 강구안에서 주로 촬영됐다. 박경리가 ‘조선의 나폴리’라고 표현할 정도로 예부터 아름다운 항구로 알려진 이곳은 외국문물을 받아들이는 통로이기도 하다. ‘삼도수군통제영’을 뜻하는 통영은 그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충무공의 유적지로 널리 알려져 있으며 통영시에서는 이를 기념하기 위해 매년 ‘한산대첩 축제’를 개최하기도 한다.

1963년작인 ‘김약국의 딸들’은 40년이 지났어도 작품 속 촬영지가 그대로 남아 있다. 세트를 지어 찍은 김약국의 집을 제외하고는 그 밖의 야외장면 대부분이 강구안 근처의 마을에서 찍었다. 지금은 호텔과 현대식 건물이 들어서 훨씬 번화한 모습이기는 하지만 항구가 자리잡은 만과 언덕에 있는 집들의 모양이 독특해서 영화 속 화면과 쉽게 일치시킬 수 있다.

근처에는 강구안과 바로 연결된 곳에 남망산 공원이 있어 관광객들의 발길을 재촉한다. 벚나무와 소나무가 우거진 남망산을 중심으로 거북등대와 한산도·해갑도·죽도 등의 한려수도 절경을 바라볼 수 있다. 또 산꼭대기에 세워진 이충무공의 동상과 공원 기슭에 조선시대에 1년에 두번 한산무과의 과거를 보았다는 열무정의 활터와 나전칠기공예의 기술을 연마시키는 전수회관, 국제조각공원등이 있다.

이밖에도 충무공 이순신의 전공을 기념하기 위해 세운 세병관, 충무공에게 명나라 황제가 승리를 축하하여 보내온 출령사팔사품이 있는 충렬사, 충무공 이순신이 통제사 당시에 만들었던 제승당등 많은 문화재가 남아있다.

가는길 남해고속도로 - 사천 - 33번 국도 - 고성 - 14번국도 - 통영대교

◆소나기 - 충북 영동군 양산면 송호관광지
황순의 단편소설을 각색한 ‘소나기’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한껏 느낄 수 있다. 주인공 소년에게는 일상적인 삶의 터전이었던 곳에 낯선 도시의 소녀가 찾아오면서 이곳은 첫사랑의 무대가 된다. 이곳은 삶의 터전이자 휴양지이며 또한 첫사랑의 무대이기도 한 것이다.

어린시절 첫 사랑의 가슴아픈 추억과 그 아픔을 딛고 성장하는 시골아이의 모습을 그린 이 영화는 전원에의 향수에 호소하는 현재의 관객들에게도 충분히 어필할 만한 요소들을 가지고 있다. 논에 걸쳐 있는 거미줄, 풀벌레, 작은 꽃, 내울의 반짝임 등 근접 촬영한 화면과 아름다운 금강 주변의 정경, 뛰노는 아이들의 모습이 리듬감 있게 아름다운 자연의 색채와 어우러져 있다.

영화의 촬영지는 금강 상류에 위치한 충북 영동군 양산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가요 중의 하나로 알려져 있는 양산가(신라와 백제가 결전을 앞두고 대체했던 숫고개 대왕산성인 현재의 양산면에서 신라 무열왕의 사위인 김흠운 장군이 전사한 것을 기리며 구전된 노래)의 고장이다.

이곳은 현재 송호국민관광지로 개발돼 있으며 여의정, 강선대, 용바위등 양산8경 뿐 아니라 금강으로 래프팅을 할 수 있는 코스도 개발돼 있다.

송호국민관광지 내에는 조선시대부터 조성되기 시작한 울창한 소나무숲이 있으며 50인 이상의 단체숙박만 가능한 송호청소년수련원이 있다. 송림 곳곳에는 어린이 놀이터와 산책로, 방갈로 등의 시설이 잘 돼 있다.

가는길 경부고속도로 영동 I.C-1영동읍-19번 국도-학산면 68번 국도-송호국민관광지

◆씨받이 - 울산 울주군 삼동면 보쌈마을
임권택 감독의 ‘씨받이’는 1986년 개봉 당시에 변두리 극장에서 소리 소문없이 개봉됐다가 사라졌으며 평단에서도 별다른 평가를 얻지 못했다. 당시 유행하던 소위 토속 에로물의 한 작품으로 사장될 뻔했던 ‘씨받이’는 베니스영화제 수상을 계기로 국내외에서 재평가됐다.

씨받이의 배경지 울산 울주군의 보쌈마을에서는 주인공이 씨받이로 간택되기 전에 살던 장면을 찍혀 있다. 보쌈마을에서 주인공은 인간세상의 격식이나 규율과는 완전히 유리된 채 자연과 하나가 되어 자유롭게 살아간다. 봉건적 가부장제가 여성에게 얼마나 억압적인지는 주인공의 과거 삶의 자유분방함과 자연 그대로의 보쌈마을의 풍경과 비교됨으로써 형상화되고 있다.

보쌈마을은 울주군 정족산 중턱 500미터 지점에 위치한 깊은 산골로 최근까지도 10여 가구만이 살고 있다. 보쌈마을이라는 이름은 워낙 깊은 산골이라서 이곳으로 보쌈을 해오면 행방을 찾을 수 없다고 해서 붙여졌으며 한국전쟁도 이곳을 피해갔을 정도라고 한다.

이곳은 80년대 사극영화를 찍던 영화인들이 단골로 찾아드는 영화 촬영지였는데 ‘씨받이’ 외에도 ‘뽕’, ‘감자’ 등이 이곳에서 촬영됐고 많은 영화인들이 촬영 명소로 꼽는 곳이기 하다.

가는 길 경부고속도로 - 통도사 인터체인지 - 언양방향
/자료제공=한국영상자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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