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라다 마사토 감독 ‘바운스’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2-12-03 18:2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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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조교제 뛰어든 10대들의 우정 ‘친구들이 모두 가진 명품, 나도 갖고 싶다. 용돈으론 턱없이 부족하고 아르바이트를 하자니 귀찮다. 구찌가방 사줄테니 노래방 가자는 아저씨들은 널렸다. 간단하다. 하룻만 놀아주면 그만이다.’

오는 6일 개봉되는 일본영화 ‘바운스’는 10대 소녀들의 원조교제를 소재로 한 영화다. 영화는 썬탠한 까만 피부, 18cm나 되는 신발, 짧은 교복치마로 상징되는 고갸르(현역 여자중고교생을 일컫는 은어)들이 여고생들의 속옷을 파는 성인숍과 이들을 촬영하는 성인비디오, 전화메시지를 통해 벌이는 원조교제의 문화를 사실적으로 보여주면서도 10대 소녀들이 갖고 있는 발랄함과 순수한 우정을 그리고 있다.

‘나는 미국으로 가야만해, 거긴 ‘하면된다’는 정신이 있대 뭐든 다시 시작할 수 있을거야.’

미국에서 살 생활비를 벌기 위해 도쿄 시부야에 도착한 리사. 즉석에서 속옷을 벗어 팔아보고 치마 아래로만 비디오를 찍는 곳에도 간다.

순진한 리사에 비해 라쿠는 거리에서 스트리트 댄스를 즐기며 전화 연결로 원조교제를 알선하며 살아가는 고갸르. 비디오 촬영장에서 만난 이들은 급속하게 친해지고 라쿠는 미국에 가기 위해 돈을 모아야 한다는 리사를 망설임 없이 도와주기로 한다.

라쿠의 친구이자 절대 안 자고도 건당 수입이 제일 많은 베테랑 고갸르인 존코가 가세하면서 세 여고생의 본격적인 하룻밤 원조교제 기행이 시작된다. 하지만 고갸르들의 비즈니스로 술집 사업이 잘 안 되는 야쿠자 아저씨들의 방해로 돈을 모으기는 쉽지 않은데... 셋은 하룻밤 사이의 소동 끝에 더할 수 없는 우정을 나눈다.

원조교제라는 쉽지 않은 소재를 여고생의 우정과 버무린 이 영화는 산뜻하고 쿨한 느낌을 준다. 영화 제목에서처럼 언제, 어디론가 튈지 모르는 10대 소녀들의 마음을 읽어낸 하라다 마사토 감독은 매스컴이 기형적으로 왜곡시킨 이들의 이미지를 새롭게 보여주고 있다.
/문향숙기자 cult@simin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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