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 1은 태어날 때 도와준 간호사고, 2는 침대, 3은 엄마, 4는 불빛과 충격, 5는 공기, 6은 축축한 피부에 느껴지는 서늘함, 7은 따뜻한 수건, 8은 창문 밖에서 들려오는 오토바이 소리, 9는 자기가 우는 소리, 10은 침묵 ... 218은 친할머니, 219는 외할머니가 되었다.
아빠의 숫자는 321이었다. 그것은 아빠가 자상하게 대해야 그렇게 되고, 나쁜 아빠의 숫자는 그것보다 훨씬 뒤에 나왔다.” - 숫자소녀 (p.41) 중에서이책은 ‘세상이 아직 어렸을 때’, ‘우리가족’ 등으로 소개된 바 있는 스위스의 유르그 슈비거가 쓴 28개의 짧은 이야기 모음집이다.
슈비거는 우리나라에서의 출판된 작품은 얼마 되지 않지만 내놓는 작품마다 깊은 밀도를 보여줘 꾸준히 주목받는 작가다.
성인과 어린이 모두를 위해 글을 쓰는 그는 대체로 짤막짤막한 텍스트로서 일상의 세계와 언어만의 공간, 동화 및 판타지의 경계를 사색적이며 비유적으로 넘나드는 경향을 보인다.
기이하면서도 아름답고, 짧으면서도 여운이 긴 슈비거의 이야기들은 어느 깊은 산중 선사에서 있을 법한 선(禪)문답을 연상시키고 내러티브와 교훈이라는 강박에서 벗어난 자유로운 글쓰기는 발랄한 느낌을 준다.
가만히 누워 있는 삶에 지쳐 여행을 떠나는 카펫의 이야기(카펫 p.22), 말을 하고 웃고 몸이 자라는 인형 미스와 나의 이야기 (미스 p.52), 질경이를 사랑하기 때문에 먹을 수 없는 소 (질경이와 소 p.100) 이야기 등은 간결하면서도 긴 여운을 남긴다. 독일 원서는 현지에서 ‘2000년 가장 아름다운 책 50권’에 선정되기도 했다. 136쪽 7,000원
/문향숙기자 cult@simin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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