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신간-도널드 새순 作‘모나리자’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3-01-28 16:3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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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브르 박물관에 전시된 예술작품 가운데 ‘모나리자’ 만큼 사랑과 호기심의 대상이 되는 것은 없다.

프랑스에서는 ‘라 조콩드’로 불리는 ‘모나리자’는 올해 탄생 500주년을 맞아 루브르에서 유일하게 자신만의 방을 갖게 된다.

이 그림은 그러나 19세기만 해도 르네상스 회화 가운데 비교적 낮은 평가를 받았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작품중 하나에 불과했던 것이다.

사실 현대적 감성에 의하면 그녀는 특별히 아름답지도 성적 매력이 있지도 않다. 웅장하지도 않고 어떤 강렬함도 없다. 그저 조용히 웃고 있는 평범한 여자처럼 보인다. 그런데 ‘모나리자’는 왜 그토록 유명한가?

영국의 비교역사학자 도널드 새순이 펴낸 ‘모나리자’(해냄刊)는 이 작품의 명성이 작품 내적인 것이 아닌 외부적인 요소들에 의한 것이라는 가정에서 출발한다.

하나의 예술작품이 세계적 명성을 얻는 데는 정치적, 이데올로기적, 기술적 지원이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모나리자’를 유명하게 한 대표적인 사건은 1911년 8월 21일 발생한 도난사건. 뉴스거리에 목말랐던 프랑스의 신문들은 이 사건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당시 최대 발행부수를 자랑하던 프티 파리지앵은 “루브르 박물관에서 사라진 라 조콩드”라는 제목을 달고 이 그림의 사진을 실었다. 그리고 그 밑에는 “...우리는 아직 액자는 갖고 있다”는 신랄한 논평을 실었다.

이러한 기사들은 또다른 사건, 당시 러시아 총리 암살사건으로 관심이 옮겨지기까지 약 3주간 거의 날마다 1면을 장식했다.

독자들은 이 작품에 관한 확인되지 않은 온갖 추측들에 열광했으며 어느덧 르네상스 예술 전문가가 되기에 이르렀다.

저자는 ‘모나리자’가 대중문화 속에서 어떻게 활용됐고 어떻게 아이콘으로 자리잡게 됐는지 보여준다.

1919년 화가 뒤샹은 ‘모나리자’의 엽서를 이용해 그녀의 얼굴에 코밑수염과 염소 수염같은 턱수염을 그려넣었다. 사람들은 대경실색했다.

‘모나리자’는 전세계 대중소설, 각종 광고, 영화, 팝송, 아방가르드 작품들의 소재가 됐으며 이를 통해 이 그림의 인기는 갈수록 치솟았다. ‘축구공을 든 모나리자’는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의 상징물이 됐다.

‘모나리자’는 1960년대와 70년대 정치적 동기에서 미국과 일본을 방문했다. 2000년 10월 현재 ‘모나리자’에 관한 웹사이트가 9만3천800개에 이르며 ‘조콩드’에 관한 웹사이트는 2천110개나 된다.

예술적 명성을 얻기위한 경기에서 ‘모나리자’는 승리한 것이다.
/문향숙기자 cult@simin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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