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기차 안에서 시달린 탓에 호텔에 도착하자마자 샤워를 하고는 잠에 떨어졌다.
세상모르게 잠을 자고 일어나 오후 3시 30분부터 시작한 한국과 스페인과의 월드컵 8강전을 보고나니 분명 시간은 해가 저무는 시간인데 태양은 지금부터 쨍쨍하게 내리쬐고 있었다.
언제인지 잘 기억은 나질 않지만 사막위에 세워진 가욕관을 여행한 적이 있는데 너무 한산한 나머지 전원도시 같은 생각이전에 허전한 감이 돌았던 적이 있었는데 여기서도 한낮에는 넓은 도로위에 어쩌다가 지나가는 차들과 사람들은 어디에 숨어있는지 보이질 않았다.
투루판 시내를 중심으로 가로 질러 만들어 놓은 포도넝쿨 거리의 의자에 앉아 쉬고 있는 사람들만 보일뿐이며 이 거리 또한 흙과 정리되지 않은 포도넝쿨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면 훨씬 낭만적인 도시로 기억됐을 텐데 너무 깨끗하게 변해버렸다.
이렇게 조용하고 인기척 없던 투루판도 해가 떨어지고 밤이 되면 투루판의 모든 사람들이 세상 구경하러 바깥으로 나오는데 어디서 나타났는지 무진장 사람들이 많아진다.
투루판 전 시내가 디스코 텍과 같은 네온사인으로 바뀌고 드넓은 광장에 자리 잡은 야시장에서는 양고기 굽는 냄새가 진동을 하고 있다.
쿠얼러에서 어렵게 찾았던 인터넷 방도 투루판에서는 호텔 바로 옆에 붙어 있었고 화면도 큼지막한 평면에다가 한글지원도 빵빵하게 이루어졌다.
물론 여기서도 중국 청소년들의 자판 두들기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현기증 일어나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좀 마신 맥주 때문인지 아니면 현기증이 아직 남아 있는 탓인지 그것도 아니면 더운 바람이 본격적으로 시작한 탓인지 힘이 축 쳐지기 시작한다.
신강지역을 여행하면서 기억에 남는 곳중에 한곳이 이곳 투루판이다. 4년 전에 기차여행을 한때 생일을 여기에서 보낼 때가 기억이 난다.
야시장에 모였던 각국의 배낭 여행자들이 생일 축하를 해준다면서 야시장을 파티장으로 삼아 밤새도록 대화하며 밤을 지새웠던 추억이 생각난다.
통째로 구워서 팔고 있는 양고기는 바라만 봐도 넉넉하고 풍요로워 보였으며 이네들의 얼굴엔 항시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무슨 일을 하든 여유 없이 급하게 급하게 일을 처리하는 우리 한국 사람들과는 너무 대조적이었으며 돈벌이에만 급급한 우리네 사정으로 봐서는 부러울 따름이었다.
/여행전문가 kapebah@chollia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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