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최근 칼럼을 통해 공항과 항만 등 외국에서 들어오는 사람들에게 철저한 검색과 문단속을 해야한다고 밝힌바 있다.
그러나 현재 국내에 ‘사스’ (SARS.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신고건수는 총 57건으로 이중 의심환자가 29일 오후 현재 15명으로 늘었다고 하니 걱정이 아닐 수 없다.
결국 이로 인해 국민들에게 불안과 고민거리를 안겨준 꼴이 됐다. 지금 ‘사스’ 의심환자가 한반도에 핵폭풍처럼 몰려오고 있다.
여기에 대한 대비책을 세워야 할 때다.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는 가운데 최근 서울시가 지정한 사스 전담병원을 주민들의 반발로 하루만에 철회하는 소동이 벌어지고 말았다.
또 다른 지역 주민들도 이와 비슷하게 서명을 받아 지정병원 수용을 반대하고 나섰다.
우리 민족은 예로부터 어려울 때 서로 돕고 슬플 땐 같이 울어 주는 미덕을 갖고 있었다. 또한 지난해 ‘루사’로 많은 사람이 죽고 삶의 터전이 물에 잠겼을 때 전국 방방곡곡에서 먹을 쌀과 생필품 등 위문품을 전달했다.
이런 일은 누가 시켜서도 아니고 자발적으로 우리 국민들이 해낸 일이다.
그런데 지금 상황은 어떠한가? ‘사스’로 인해 우리의 민심을 흉흉하게 만들고 있는 것 같아 아쉬움을 남게 한다.
누차 언론에선 이런 상황이 올 것을 대비해 철저한 대비책을 세우라고 지적했다.
그런 결과가 고작 이 정도라면 한마디로 실망이 아닐 수 없다.
지정병원을 구하지 못해 발등에 불이 떨어지고 나서야 허둥대는 모습이 국민들의 눈에 어떻게 비춰지고 있을까? 심각하게 생각해 볼 문제다.
어찌 보면 지정병원 인근 주민들의 반발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현재 ‘사스’의 실체나 전염경로가 정확히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의심환자들이 격리 수용된다는 사실에 불안하기 때문이다.
또 당초 지정된 병원 주변에는 초등학교가 자리잡고 있어 자녀들의 건강을 걱정하는 학부모 입장에서 충분히 이해가 가고도 남는 일이라 하겠다.
이처럼 확실한 방역대책도 없는 상황에서 공공의 이익을 위해 개인적인 위험을 감수하라 식의 논리는 한번쯤 곱씹어 볼 문제다.
연일 중국에서 귀국하는 유학생이 하루 평균 수천명 선에 달하고 있다.
앞으로도 많은 사람들이 귀국할 예정으로 있다고 한다.
전 세계적으로 ‘사스’가 사라지는 날까지 절대 방심해서는 안 될 것이다.
정부는 앞으로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 일’이 없도록 보다 과학적인 체계를 세우고 만전을 기해야 할 때다.
주민들의 반발에 주춤거리고 있는 사이 한반도에 언제 ‘사스’가 엄습해 올지 모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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