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 없는 사회돼서야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3-05-06 16:30:22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박 생 규 수도권 사회부장 사회가 발전할수록 믿음이 있는 사회가 돼야 한다.

그러나 요즈음 세상은 거꾸로 가고 있는 모습이다.

하룻밤 자고 일어나면 신종 범죄가 판을 치고 있다.

특히 철통 같이 믿었던 신용카드 회사까지도 못 믿는 세상이 돼 버렸다.

고객 카드정보를 중개상에게 돈을 받고 팔아 넘긴 어처구니 없는 사건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면 누가 카드사를 믿고 개인 신상정보를 맡길 수 있겠는가? 빼돌린 고객정보는 제3자에게 넘어가 범죄에 이용돼 일부 회원들은 큰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경찰에 구속된 허모씨는 자신이 관리하던 600여명의 고객정보를 빼내 카드정보 중개상에게 700만원을 받고 넘겼다니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긴 꼴’이 됐다.

또 중개상들은 신용카드 계좌에서 물품대금 등으로 12억원의 고객 돈을 빼내 ‘꿀꺽’하다 들통났다고 한다.
결국 피해 고객들은 아무 영문도 모른 채 앉아서 당하고 말았다.

이들의 정신적 피해와 빼낸 돈은 누가 보상 할 것인가? 한마디로 ‘눈감으면 코 베어 가는 세상 속에 살아가는 것’ 같아 씁쓸함을 더한다.

세상이 험하다 보니 믿을 만한 사람이 없다는 것이 국민의 여론이다. 지금까지 우리는 뭐니뭐니 해도 카드회사 만큼은 믿고 살아온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이것 마저 믿지 못하는 세상이 됐다.

이런 불행한 사태에 대해 카드회사는 반성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고객들은 봉이 아니기 때문이다.

카드회사가 직원 하나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책임은 분명 문제가 있다.

이번 사건은 기업의 생명인 ‘신용’을 치명적으로 위협해 초래된 결과라고 보아야 한다.

범인은 경찰의 진술에서 자기가 쓴 “카드 빚을 갚기 위해” 고객정보를 팔아먹었다고 밝혔다니 기가 찰 노릇이 아닐 수 없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개인적인 범죄로 쉽게 넘길 일이 아닌 듯 하다.

고객정보 관리를 엉망으로 관리한 카드회사측에 정부는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그동안 카드회사의 고객정보 관리체제가 얼마나 형식적이고 허점이 많은지 이번 일로 인해 밝혀졌다. 다시는 이런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정부는 이에 대한 철저한 대책을 강구해야 하겠다.

현재 인터넷상에 카드정보 거래를 전문으로 하는 중개상들이 등장해 공공연히 카드정보가 불법 판매되고 있다고 한다. 사건이 터지고 난 후에 처리하는 것보다 예방이 더욱 중요하다.

앞으로 우리나라도 선진국처럼 카드발급 신청시 고객이 비밀번호를 입력케 하는 등 카드에 대해 보안대책이 강화되길 기대한다.

또 카드사는 개인정보 보안에 대해 내부적인 관리 교육을 철저히 하고 위반행위에 대해서는 강력한 처벌을 내려야 할 것이다.

개인정보가 보호받지 못하는 신용사회는 생각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시민일보 시민일보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