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파괴인사’ 단행한다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3-07-10 18:5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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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열 무시 승진발탁-민간기업 파견도 서울시가 공무원 연공서열을 파괴하고 민간기업에 직원을 파견하는 등 파격적인 인사제도를 도입한다.

10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열심히 일하는 직원을 우대하고 인사적체를 해소하는 한편 시정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인사 개편안을 마련, 하반기부터 단계적으로 시행한다.

이번 인사개편안에 따르면 직원들의 사기 진작 차원에서 매년 하반기에 시정의 중추적인 분야에서 열심히 일하는 직원을 연공서열에 무관하게 발탁 승진시키기로 했다.

발탁 승진자는 승진 후보자 선정 심사위원회와 인사위원회에서 시정 기여도, 능력, 실적, 공정성, 업무상 화합 등 요소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최종 선정된다.

시는 또 인사적체 해소를 위해 5, 6급 직원을 대상으로 전체 승진 예정 인원의 20%에 한해 1년간 보직을 주고 이어 1년간 교육을 받도록 한 뒤 명예퇴직토록 하는 조건부 승진제를 내년 하반기에 도입하기로 했다.

조건부 승진제는 5급과 6급 직원 가운데 승진할 수 있는 소요기간을 충족하고 정년 잔여기간이 각각 3년 이상과 5년 이상인 경우를 대상으로 공개모집한다.

시는 이와 함께 민간기업의 첨단 경영기법을 도입하기 위해 하반기부터 3∼5급 10명 이내의 직원을 선발, 민간기업에 파견근무시키기로 했다.

파견근무 기간은 6개월에서 2년 이내로 민간기업 파견 기간은 승진에 필요한 소요기간에 산입시키고 복직 후에는 민간기업과 관련이 없는 부서에 배치하기로 했다.

시는 또 외국 도시와의 교류를 위해 내년 상반기부터 2∼4급 5명 안팎의 직원을 뉴욕, 도쿄, 상하이 등 외국 주요 도시와 국제기구에 파견키로 했다. 이밖에 하반기부터 5, 6급 직원들에 대해 국 단위로 근무성적을 평가하는 현행 방식을 5급의 경우 시 단위로, 6급은 과 단위로 조정하기로 했다.

이는 5, 6급 직원의 경우 그동안 국 단위로 근무성적을 평가해 승진에 반영함에 따라 국내 기피부서를 피하고 승진할 수 있는 주무부서로 몰리는 경향을 없애 우수인원을 과 단위로 고르게 배치하기 위한 목적이다.

시 관계자는 “이번 인사제도 개편안이 오랫동안 조직에 기여하고도 극심한 인사적체로 인해 승진하지 못한 직원들에게 승진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조직을 활성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이 같은 시의 인사개편안에 대해 현실적이지 못하는 등 부작용의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시의 한 관계자는 “`시정의 중추 분야에서 성실하고 열심히 일하는 직원을 발탁 승진시키겠다’는 것은 자칫 특혜 시비를 낳을 수 있다”며 “민간기업에 직원을 파견하는 것 역시 시 공무원과 민간기업 유착 가능성이 문제시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직원을 승진시켜 명예퇴직시키는 것 또한 변칙적으로 퇴직금만 인상하는 결과가 된다”며 “2∼4급 고위간부를 해외에 파견하는 것은 인사적체 해소를 위한 자구책”이라고 덧붙였다.
서정익 기자 ik11@simin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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