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미도’ 불똥… 공무원 좌천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4-01-06 19:3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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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세트장철거 전결권자 서해의 조그마한 무인도 ‘실미도’가 최근 개봉된 영화가 폭발적 인기를 누리면서 세인의 관심을 끌고 있다.

섬 전체 면적이 7만5870평에 불과한 실미도는 인천국제공항이 위치한 영종도 옆 무의도에서 불과 2㎞가량 떨어져 있다.

실미도는 이젠 북파공작 임무를 띤 지난날 684부대의 훈련장으로 더욱 유명해졌다.

그러나 지난 71년 8월 23일 ‘684부대’ 특수대원들의 비극적인 종말을 가져온 이 섬은 30여년이 지난 현재 영화 ‘실미도’의 유명세만큼이나 인천시 고위 공무원을 좌천시키는 비운의 역할을 또다시 연출했다.

인천 중구는 영화 ‘실미도’ 촬영을 위해 이 섬에 설치한 군부대 막사와 철조망 등 영화 세트장에 대해 지난해 6월 30일 불법 건축물(건축법 위반)로 영화사 관계자를 고발했다.

하지만 인천 시민단체들은 “영화 및 드라마 촬영지의 경우 관광지로 급부상하는 등 경제유발 효과가 있어, 영화 및 드라마 촬영지를 적극 유치하고 있다”며 “지역문화발전을 위해 철거명령을 철회하고, 고발을 취소하라”고 촉구하는 운동을 펴기도 했다.

그동안 침묵을 지켜오던 인천시는 지난 2일자 정기인사에서 영화 ‘실미도’의 불법 건축물 철거 및 고발의 전결권자인 해당 고위 공무원에 대해 이례적인 문책성 인사(시 총무과 발령)를 단행했다.

시의 한 공무원은 “관광자원이 부족한 인천의 현안을 도외시한 행정 책임자에 대한 문책성 인사인 것 같다”며 “지난날 한맺힌 영령들의 억울함을 세상에 알리려는 영화제작을 오히려 도와줬어야 했다”고 말했다.
/문찬식기자 mcs@simin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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