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정서 벌어진 살인사건 추리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4-07-05 21: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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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한 파묵 ‘내 이름은 빨강’ 번역 출간 터키 작가 오르한 파묵(52)의 장편소설 ‘내 이름은 빨강’(민음사 刊·전2권)이 번역돼 나왔다.

저자가 1998년 발표한 이 소설은 세계 32개국에 번역됐을 정도로 명성을 얻은 작품. 16세기 말 오스만 투르크 제국의 수도 이스탄불을 무대로 궁정화가들 사이에 벌어진 예술적 갈등, 여기서 비롯된 살인사건 등을 추리기법으로 쓴 역사소설이다.

작가는 궁정에서 벌어진 의문의 살인사건에 관한 이야기를 이스탄불 외곽의 우물에 시체로 버려진 궁정화원 소속 금박세공사 엘레강스의 우울한 독백으로 시작한다.

궁정화가 에니시테는 수년 전 베네치아의 궁전과 귀족의 저택에서 보았던 초상화의 매력에 푹 빠져 있다.

그는 술탄에게 유럽의 화풍을 도입한 삽화를 실은 책을 제작하게 해달라고 설득한다.

에니시테는 술탄의 세계를 서양화풍으로 그린 책을 비밀리에 제작하라는 명을 받고 궁정화원에서 가장 기예가 뛰어난 장인들을 선발해 밀서의 제작에 나선다.

그러나 밀서의 제작과정에서 이슬람 전통의 세밀화가들은 신성모독적인 서양미술을 받아들이는 것에 갈등과 불안을 느낀다.

화가들 사이의 갈등은 격렬한 논쟁으로 이어지고 살인을 불러온다.

서양 화풍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려 했던 에니시테마저 살해되면서 궁정화원은 점점 피투성이로 변해간다.

술탄은 일련의 살인사건이 자신을 향한 도전이라 여기고 궁정화원장 등을 시켜 살인범을 찾아내라고 명한다.

소설은 표면적으로는 살인범의 정체를 밝히는 추리소설 형식을 띠고 있다.

각권 350쪽 내외. 각권 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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