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전쟁 중단해야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4-07-19 20:5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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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진 화 국회의원 최근 개봉한 ‘화씨 9.11’이라는 영화가 전세계적인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부시 행정부의 명분 없는 이라크 전쟁의 허상을 조목조목 날카롭게 파헤친 이 영화는 ‘비윤리적’인 동기가 얼마나 ‘비극적’인 전쟁을 야기하는지, 잘못된 전쟁이 얼마나 많은 피와 눈물을 부르는지 호소하고 있습니다.

이제 이라크 전쟁은 파병의 여부가 아니라 전쟁의 중단을 요구하는 시점에 이르렀습니다.

이라크 전쟁은 정의로운 전쟁이 아니라 왜곡된 정보에 의한 미국의 일방주의적 군사전략에 의한 전쟁임을 밝히는 증거가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첫째, 미 상원 정보위원회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된 정보보고서에서는 이라크가 테러조직인 알카에다를 직접 지원하지 않았으며, 사담 후세인이 대량살상무기를 보유하지 않았고, 2010년까지 핵무기를 확보할 능력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이 왜곡된 정보를 근거로 이라크를 침공하였다는 것은 이제 숨길 수 없는 명백한 사실입니다. 16대 국회 역시 이러한 왜곡된 정보에 의해서 추가파병을 결정했던 것입니다.

둘째, 영국 버틀러위원회가 14일 발표한 ‘버틀러 보고서’는 전쟁의 명분이었던 이라크 대량살상무기에 대한 정보의 근거가 매우 희박했다고 밝히고, 영국정부와 정보기관을 통렬하게 비판하였습니다.

이는 이라크가 테러조직을 지원하고, 대량살상무기를 개발하기 때문에 미국이 예방적 의미의 ‘선제공격’을 할 수밖에 없었다는 명분을 뒤엎는 것입니다.

또한 다국적군을 승인한 UN 결의안도 왜곡된 정보에 의해 결정된 것이기 때문에 동맹국으로서의 참전 명분도 전혀 근거가 없는 것입니다.

故김선일씨가 살해당하기 불과 5분전에 외친 “부시, 노무현 대통령, 왜 당신은 한국군을 이라크에 보냈습니까?

고국에 계신 국민 여러분 제발 저를 도와주십시오!” 라는 절규가 아직도 가슴에서 메아리 치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석유도, 재건사업도 아닌 국민의 안전과 세계 평화입니다.

대한민국은 인권을 존중하는 민주평화강국이 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그동안 대한민국은 대량살상무기를 막기 위한 국제공조에 동참했습니다.

우리는 민주주의 세력의 일원으로서 자유를 위협하는 냉전세력에 반대했습니다.

핵 및 대량살상무기 개발이 인류의 평화를 크게 위협하고 있다는 생각에서 이에 공동보조를 맞추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겼습니다.

또한 테러가 인류 공통의 문제를 푸는 정당한 방법이 아니라고 하는데도 동의하는 입장이었습니다.

이라크 전쟁에 660여명의 재건부대를 파병한 것도 평화와 민주주의라는 명분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동안 우리는 국제사회의 잘못된 정보에 의해 조종되고 있었을 뿐이었다는 것이 현실로 드러났습니다.

미상원 보고서에서 밝힌 것처럼 미국이 왜곡된 정보를 근거로한 선제공격전략에 의해 이라크를 침공한 것이라면, 한국군의 이라크 파병은 명분과 정당성을 상실한 것입니다.

침략전쟁에 추가파병을 실시한다면 어떻게 우리의 후손들이 어깨를 펴고 국제사회에서 평화와 민주주의를 외칠 수 있겠습니까?

지금 세계는 잘못된 전쟁을 부정하고 평화의 패러다임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파병을 지지한 토니블레어, 고이즈미 총리는 선거에 참패했으며 필리핀은 철군을 결정했습니다.

우리는 인명을 앗아가는 정책을 만들어서도, 찬성해서도 안됩니다. 이제 모든 정책을 민주평화의 원칙에 맞게 재검토 해야 마땅합니다.

아울러 현재 진행 중인 감사원, 국회조사단은 김선일씨 사건에 대해 철저한 조사와 함께 한미 정보공유문제와 외교라인의 근본적인 점검을 해야 합니다.

만일 한미 정보공유에 있어서 심각한 문제점이 발견된다면 즉시 이를 해결해야 하며 그렇지 못할 경우 교민 전체의 안전을 위해 660여명의 서희·제마부대원의 철군을 검토해야 합니다.

저는 진정한 한미동맹의 신뢰회복을 위해 부시행정부가 이라크 전쟁동기와 진행과정에 대해 진실을 밝힐 것을 요구합니다.

아울러 잘못된 이라크 전쟁을 즉각 중단하고 한국정부에 왜곡된 정보를 제공하여 파병을 요구한 것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할 것을 촉구합니다.

광화문에 모인 수천명의 시민들은 “잘못을 저지른 친구가 우리를 속이고 같이 나쁜짓을 하자고 하는 것이 동맹입니까?” 라고 묻고 있습니다.

이제 국회가 여기에 대답할 차례입니다.

진정한 국익과 세계평화를 위해 이라크 추가파병을 중단하는 노력에 함께하는 우리 모두의 용기가 절실히 필요한 때라는 외침에 귀를 기울여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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