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폭에 담은 ‘민족의 靈山’ 한자리에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4-08-19 20:0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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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展’ 덕수궁미술관서 열려 1900년에서 1960년대까지 민족의 영산 금강산을 소재로 한 그림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국립현대미술관이 올 가을 국제박물관협의회(ICOM) 서울 개최를 기념해 기획한 ‘그리운 금강산’전(오는 10월24일까지·덕수궁미술관)에는 안중식을 필두로 한 근대기 대가들의 금강산 그림 45점과 조선미술전람회(선전)에 나왔던 금강산 관련 작품들의 사진 이미지, 그 시기에 제작된 금강산 관련 자료들이 출품된다.

근대기 일본인 및 외국인들에게 금강산은 조선의 대표적 관광지였다. 우리 화가들의 전통적인 진경문화는 이 시기에 유입된 관광이라는 문화현상과 서구적 풍경화 개념의 도입으로 변화를 겪게 된다.
황성하의 ‘금강산 10폭 병풍’과 김우하의 ‘삼선암’은 전통적인 관념산수의 공간표현에서 벗어나 서구적 공간표현 방식을 시도한 작품들이다.

김규진의 ‘해금강총석정절경’과 ‘금강산만물초승경’은 순종의 응접실로 쓰이던 창덕궁 희정당에 전통적인 궁정벽화 양식으로 그려진 작품들로, 금강산의 전통적 구현 방식을 수용하면서도 직접 사생을 통해 파악한 사실적 풍경을 토대로 작업, 금강산의 사실감과 신비감을 동시에 드러낸다. 이 작품들은 사진으로 대체 전시된다.
일제에 의해 금강산 관광이 시작된 이후 최대 관광객을 동원한 1930년대 후반에는 금강산을 소재로 한 화첩이나 병풍 형식의 작품들이 쏟아져나온다. 몇몇 서양화가들은 금강산을 풍경화의 소재로 다루기 시작했다. 임용련의
‘만물상 절부암’은 기법면에서 유화물감을 마치 동양의 수묵담채화와 같은 느낌이 들도록 사용했다.

전시에는 선전에 출품된 금강산 관련 작품들이 사진으로 소개된다. 나혜석의 ‘금강산 만물상’은 금강산이 지닌 전통적 관념에서 벗어나 풍경으로서의 금강산을 작품화하고 있다.
해방 이후 분단으로 서양화에서는 금강산을 소재로 한 작품을 거의 찾아볼 수 없게 됐지만 한국화의 경우는 실제 대상을 볼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금강산은 여전히 좋은 소재로 작용했다.
노수현의 ‘관폭,’ 박생광의 ‘보덕굴,’ 변관식의 ‘단발령’ ‘옥류청풍’ 같은 작품들은 분단 이후 제작된 금강산도가 실제 경치에 근거하기보다는 마음 속 이상향으로 그려져 있음을 알 수 있게 한다. 문의 02-779-5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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