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퇴직하는 경찰관 아버지의 자리를 채우는 대를 이은 딸, 힘들다는 수사업무에 20년간 손발을 맞춘 형제 경찰관 등 특히 남의 이목을 받는 경찰이 있어 이들을 찾아본다.
노원경찰서에는 부녀경찰관이 화제다. 정보통신계 김정휴(57) 경사와 여성청소년계 김영정(28) 순경이 그 주인공이다.
딸 영정씨만한 나이때 경찰에 입문한 김 경사는 올해 12월이면 경찰서를 떠나지만 자신의 빈자리가 허전하지 않다. 영정씨가 5월 순경 계급장을 어깨에 달고 같은 경찰서에 발령을 받아 부임했기 때문이다.
경찰관 임명장을 받고 노원서로 첫 전입을 온 김 순경은 “경찰서 계단을 오르내릴 때마다 아버지와 함께 근무한다는 생각에 가슴이 설레기도 하지만 `부녀 경찰관'이라는 별칭이 부담이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김 순경은 “아버지를 이어 경찰관이 된 만큼 `경찰의 꽃'인 강력계 형사에도 도전해 볼 생각""이라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또 서울 방배경찰서에는 25년동안 함께 경찰관 생활을 해온 형제가 있어 눈길을 끈다. 서울 방배서 강력반장 박학준(51) 경위와 같은 서 형사계장 박학동(47) 경감이 그 주인공들.
형인 박학준 경위는 지난 1976년에, 동생인 박학동 경감은 1980년에 각각 경찰에 임용됐고 둘다 방배경찰서(당시 관악경찰서)에 인사발령을 받았다.
박 경위는 지난 1986년까지 방배서에서 근무하다 경찰청, 마포서, 총리실 산하 국민고총처리위원회를 거쳐 1998년 다시 방배서 강력반장으로 돌아왔고, 박 경감은 1991년부터 13년간 강남서 강력반장을 거쳐 올해 2월 형이 근무하는 방배서에 배치됐다.
5남매 중 맏이와 둘째인 이들 형제는 명절은커녕 아버님 제사도 못챙기기 일쑤고 아예 며칠씩 퇴근도 못하는 생활을 수십년 해왔지만 강력계 형사 근무에 대한 애착만큼은 남다르다.
박 경감은 “가족에게는 0점, 직장에서는 일밖에 모르는 생활을 해왔다”면서도 “그래도 형과 가끔 소주 한잔 하면서 `다시 태어나도 옛날 팀원들을 모아 강력반 형사를 할 것'이라고 얘기하곤 한다”고 말했다.
/박영민 기자 ymp@siminilbo.co.kr
/최용선 기자 cys@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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