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원 “눈빛도 표정도 달라졌대요”

차재호 / / 기사승인 : 2009-09-22 19:3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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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렬함’ 벗고 ‘수채화 여인’으로 변신 ‘해운대’ 이어 ‘내사랑 내곁에’ 연기 관객 찬사


진했던 인상이 여려졌다. 유화 느낌의 이목구비가 수채화 분위기로 바뀌었다. 강렬한 눈빛을 거두면서 눈매는 선해졌다. 힘을 빼고 스스로 연륜을 만들어내고 있는 배우 하지원(31)이다.

하지원, 이 여자 정말 잘 웃는다. 많은 인터뷰에 지칠 법도 한데 웃음을 그칠 줄 모른다. 스모키 화장에서 ‘생얼’로 바뀐 듯 보인다. 화장술이 변했나.

“눈이? 말도 안돼!!”하며 일단 폭소로 대응한다. 이어 이내 수긍한다. “근데 그런 말 되게 많이 들어요. 힘이 많이 빠지고 눈도 약간 내려간 것 같다고…”라며 마시마로 표정을 지어 보인다.

“신인 때 너무나 강렬한 드라마나 영화를 찍었던 것 같다”고도 여겼다. 날라리 여고생 ‘학교2’, 스릴러영화 ‘진실게임’, 공포영화 ‘가위’, ‘폰’ 등이 하지원의 초기작들이다. 매섭고 공포스럽게 쏘아보는 것이 뉴 페이스 하지원의 트레이드 마크였다.

시간이 흐르면서 부릅뜬 눈 주위 근육을 천천히 풀었다. 성형수술 흔적은 찾을 수 없는데, 그녀의 말마따나 메이크업이 달라진 것이 아니건만 하지원은 연해졌다. 영화 ‘해운대’, ‘내 사랑 내 곁에’ 모두 화장기 거의 없는 얼굴이다. 자세히 보면 눈꼬리가 내려간 것 같기도 하다.

하지원은 “작품 속에서 내가 황진이야 그러면 눈이 올라갈걸요. 해운대 부산 아가씨가 눈을 치켜 뜨고 다닐 수 없잖아요. 이번 영화에서 지수로 살다 보니까 더 내려간 것 같아요”라고 해석한다. 그래도 여전히 화장술이 궁금하다.

“화장술은 그대로예요. 영화 하면서는 BB크림만 발랐어요. 눈썹도 안 그리고 입술도 안 칠하고”라고 성실히 답한다.

여러모로 하지원의 재발견이다. 영화 내사랑내곁에를 본 관객이라면 “하지원의 재발견”이라는 평가에 토를 달지 못한다.

대한민국에서 연기 잘한다고 정평난 배우 설경구(41), 김명민(37)과 호흡하면서도 밀리지 않은 그녀다. 소 뒷걸음 치다 쥐 잡은 격으로 1000만 배우가 된 것이 아니었음을 차기작으로 증명하고 있다.

하지원의 재발견이란 주변의 평가에 대해서는 “내가 다른 때와 다른가?”라고 자문한다. “그렇게 생각해 보지도 않았어요. 그냥 지수로, 세 달 동안 열심히 사랑하고 많이 아프게 살았는데 많은 분들이 그렇게 얘기해 주시니까 기분 좋아요”라며 웃는다. “다음 작품이 기대된다고 하시니, 어머 어떡하지?”라며 또 웃는다.

“이 작품으로 점프할 것이다, 될 거라고 생각해 본 적은 없어요. 내가 뭔가 다음 작품으로 성장해서 나중에 이렇게 큰 배우가 돼야지라고 생각해본 적은 한 번도 없어요. 그게 맞다고 생각을 해요. 항상 내가 조금씩 조금씩 달려간다고 얘기하고 싶어요. 관객들이 느끼든 못 느끼든 성숙하려고 노력해요.”
하지원의 웃음 퍼레이드는 MBC TV ‘황금어장-무릎팍도사’로 이어진다. 무릎팍에 출연해 하염없이 눈물을 쏟은 수애(29)와 달리 하지원은 실컷 웃다 왔노라고 털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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