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높은 가격들은 다 거품일까
미술품은 대부분 비싸다.
비싸도 보통 비싼 게 아니다.
최근에는 미술품의 ‘가격 거품설’이 나돌고 있을 만큼 많이 오르기도 했다.
가격 상승이 가파르기 때문에 나온 말들일 것이다.
엄청 고가에 속하는 이런 가격은 어떻게 형성되는 것일까.
그리고 얼마나 올랐다고 이 척박했던 시장에 거품이라는 말까지 나왔을까.
나이 서른이 채 되지 않은 작가의 작품이 500만원, 600만원을 부르는 경우도 생겼다.
40에 겨우 인정받을까말까 한 바닥이었는데 속도가 빠르긴 하다.
미술계의 관련 사업들 역시 단순한 미술품 매매에서 아트 상품을 판매하는 아트숍, 저작권 사업, 인터넷을 통한 마케팅 등 최근 몇 년 사이에 무수히 확장 발전해 나가고 있다.
아직은 이르지만 저가 미술품이 유통될 조짐도 보인다.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는 미술시장의 모습이다.
소비자들의 관심 역시 증가하고 있다.
그런 작은 관심에서부터 뭉칫돈의 흐름에 이르기까지 꾸준히 확대 성장의 길로 가고 있는 것이 미술시장인 것 같다.
세월의 흐름에 따라 작품의 질과 가격이 높아지면서 몇 십억 규모의 금액들이 여기저기 옮겨 다니는 것을 보면 과히 천문학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매년 서너 작품 정도를 소액 구매하는 입장에서는 수천만원 이상의 단위가 오가는 현장을 보면 질투가 날 정도이다.
2.자산 가치, 소장 가치, 감상 가치
나는 2001년 인사동에 있는 화랑에서 30대 후반 작가의 작품 6호짜리 두 점을 100만원에 구매한 적이 있다.
6년이 지난 지금은 한 점에 100만원을 부르니 두 배는 남은 셈이다.
살 때도 그러하였지만 현재의 가격도 누군가에 의해 책정된 것이 분명하다.
경매 시장의 경우 연일 한국 최고가가 경신되는데, 그 최초 가격은 누가 정할까.
작품을 소장했던 사람이 결정했겠지만, 어떤 근거로 그러한 가격이 책정된 것일까.
미술계의 상황을 살펴보면 몇 억, 몇 십 억 단위가 오가는 시장 같은 건 우리 같은 서민들에게는 접근조차 허용하지 않는 딴 나라 이야기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될 뿐이다.
이런 거액 시장이 아닌 한에는 그림을 사고팔면서 시세 차익을 얻으려면 지속적으로 미술품에 관심을 두지 않으면 아주 어렵다.
시세 차익을 못 챙겨도 위안거리가 있다면 소장 가치와 자산 가치, 그리고 감상 가치가 나를 행복하게 한다는 것이다.
이를 알기까지 15년이 걸렸다.
2001년에 산 그 두 점의 작품은 여전히 우리 집 거실에 걸려 있다.
팔고 싶은 생각, 조금도 없다. 혹시 1백만원이 아니라 1천만원쯤 주겠다면 당장에라도 시장에 내놓겠지만 말이다.
1백만원이 묶여 있어도 상관없다.
그 그림은 여전히 상당한 가치를 지니고 있으니까.
그 가치가 점점 커지고 있으니까.
그리고 나는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니까.
내가 그 그림의 주인이니까.
어쩌다가 큰 맘 먹고 4백만원에 구매한 작품은 잠시 실직 상태에 있을 때 3백만원에 팔아서 유용하게 쓰기도 했다.
아내가 알면 몹시 화낼 일이다.
어쨌든 미술시장의 기본 상황을 체득하기까지 무척이나 멀리 돌아 왔다는 느낌을 버릴 수 없다.
80년대 후반부터 90년대 초반까지 한때 미술시장이 호황을 누리기도 했다.
여건과 상황은 다르지만 요즘의 분위기와 흡사했다.
당시의 중견 이상의 화가들이 전시를 하면 개막 전에 거의 다 판매되었고, 미술품 구매자들의 사회적 신분이 격상되던 시점이기도 했다.
그때도 그랬지만 현재도 여전히 작품 가격이 어떻게 형성되는지가 궁금하다.
구매자의 입장에서는 좋은 미술품의 가격이 낮을수록 좋은 것이고 판매자의 입장에서는 높을수록 좋은 법이다.
거래를 성사시키는 화랑에서는 수익 마진이 클수록 좋다.
이 균형점 근처에서 가격이 결정될 것이다.
화가나 화랑, 구매자 모두가 만족할 만한 가격으로 미술시장이 형성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오세철의 사진 ‘Black City’는 사회현상에 대한 적극적 관심을 추구하지 않는다.
벽과 골목길의 중첩된 이미지 속에 담겨진 담담한 현실에 대한 바라봄이며, 사람을 에워싼 환경 변화에 민감한 반응이 따를 뿐이다.
여기에 카메라 렌즈와 피사체가 가진 시간이 있다.
생성되고 소멸되는 시공간적 상황을 담담하게 지켜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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