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친절한 이미지 버리고 솔직해질래요”

차재호 / / 기사승인 : 2010-01-28 20:4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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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고싶지 않은데… 억지웃음 거부감""" 영화 ‘식객-김치전쟁’서 악역 맡아 연기인생 U턴


배우 김정은(34·사진)이 어느덧 서른 중반으로 접어들었다. 캔디형 여성상과 코미디 장르로 20대 필모그래피를 쌓았다면, 30대 김정은은 침착하면서도 일견 쓸쓸해 보인다. 무조건 허허실실일 것 같은 대중적 이미지는 나이의 무게 만큼 그녀의 어깨를 누른다.

김정은이 영화 ‘식객: 김치전쟁’(식객2)에서 악역 ‘장은’역을 맡아 기존의 친철한 이미지에서 U턴한다. 정확히는 영화 ‘사랑니’부터 다른 느낌의 옷을 걸쳤다. 동료배우 이서진(37)과의 결별 때문 아니겠느냐는 추측도 나오지만, 김정은은 고개를 가로 젓는다. “서른이 훌쩍 넘었고, 일을 하는 미혼여성으로서 누구나 느낄 수 있는 부분”이라는 것이다.

“웃고 싶지 않았다. 그럴 기분이 아니었다”는 김정은은 “자꾸 특별한 사건과 연관해서 생각들 하는데, 그런 사건 때문은 아니다”고 전제한다.

김정은은 “옛날의 나였다면 우울한 기분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일부러 깔깔거리고 밝은 느낌을 억지로 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지금은 그것이 전부는 아니란 걸 깨닫게 됐다”고 전한다. “내가 웃고 싶지 않은데 일부러 사람들을 웃기려고 친절하게 하는 것조차 솔직하지 않은 것 아닐까….”
피곤하거나, 지쳤기 때문은 아니다. 그냥 “그건 거짓이란 생각이 들었다”는 마음이다. “지금 내 위치가 20대와 똑같고, 20대의 그것과 비슷하다고 말할 수는 없지 않느냐”면서 “나를 위해서도 그건 아닌 것 같다”고 추측한다. “옛날의 그 마음으로 해피 바이러스만을 퍼뜨리려는 것도 나를 위해 맞는 걸까란 생각을 하게 된다.”
김정은 특유의 말투, 신데렐라와 캔디 캐릭터는 SBS TV 드라마 ‘파리의 연인’에서 파생한 이미지다. “무지하게 해피하고, 친절하게 굴하지 않으려다 보니 촬영 시작하기 전에 팔벌려뛰기부터 해야할 정도였다”고 회상한다. 파리의연인은 김정은에게 가장 소중한 작품이지만, 김정은이란 배우 혹은 스타의 이미지를 규정한 드라마이기도 했다. 김정은은 그 선입관과 편견이 점차 두려워졌다. “이러다 나중에 큰일나겠다”는 사실을 직감했다.

“배우가 브랜드화 되면 광고 찍고 딱 10년 해먹기 좋은 것 같다”는 김정은은 “10년 하고 딱 시집 가면 좋은 것 같다”며 웃는다. ‘먹튀’가 될 주변머리가 못 된다면, 허구의 이미지를 버려야 했다. 10년 이상 끌고 간다면, 그것은 거짓이 된다.

“굳은 이미지를 탈피하는 것은 어려운 일인 것 같고, 내 숙제인 것만 같다”고 받아들인다. “다른 역할도 할 수 있는데, 로맨틱 코미디만 주야장천 한다면 내가 날 넘어설 자신이 없다”는 고백이다. “소모시킨 이미지나 했던 것에 대한 대중의 기대는 끔찍하게 크다.”
그런 면에서 식객:김치전쟁의 김정은은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과 연면해있다. 사랑니로 휠을 꺾은 김정은은 우리생애최고의순간으로 180도 틀고, 식객2로 완전히 U턴한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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