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성근 “관객과 직접 부딪히고 싶었다”

차재호 / / 기사승인 : 2010-02-07 19: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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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언소’로 연극무대 컴백… 공중화장실 무대로 지저분한 현실 풍자 “우리 극장을 갖고 지속적으로 활동을 하지 않으면 극단의 존속이 어려울 것 같았다. 심지어 좋은 배우들을 배출하는 기능도 그칠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연극 ‘B언소’에 출연하는 영화배우 문성근(57·사진)은 5일 “극장을 만들어 관객과 직접 부딪히는 등 적극적으로 해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B언소’는 아트원시어터 3관을 극단 전용극장인 아트원 차이무 극장으로 개관하면서 마련한 무대다. 영화배우 강신일(50) 송강호(43) 문소리(36) 등 극단 출신 배우들이 TV광고 출연료를 쾌척, 이 극장을 임대했다.

문성근은 “연극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없었을 때는 관객과 직접 부딪히며 생존하거나 소멸했다”며 “정부의 지원책이 생기다보니까 그 부분이 오히려 마약 같은 기능을 하고 있다”고 짚었다. “그 지원을 받지 못하면 연극을 제작하기 어려운 여건”이라는 것이다. “정부 지원을 신청해도 잘 안 되더라”며 “배우들의 활동이 적어지는 것이 안타까웠다”고 털어놓았다.

‘B언소’는 어느 도시의 번잡한 공중화장실이 무대다. 화장실에서 벌어지는 20여개의 짧은 에피소드를 통해 다양한 인간군상을 묘사, 지저분한 현실을 비꼰다. 2003년 공연까지 ‘비언소’라는 제목으로 선보였다.

1996년 초연 당시 송강호을 비롯해 이대연(46) 오지혜(42) 최덕문(40) 박원상(40) 등이 출연했다. 2003년 공연에는 류승범(30)이 참여했다. 고 박광정(1962~2008)이 연출을 맡기도 했다. 이번 공연에는 문성근을 비롯해 강신일 이대연 박원상 이성민 등 차이무 배우들이 총출동한다.

연출은 ‘B언소’의 극본을 쓴 이상우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교수가 맡았다. 이 연출은 “초연 당시에는 연극계 외설 논란 등을 다뤘는데 이번에는 연극계에 반복되는 편 가르기 사태 등을 녹여냈다”며 “상식이 마치 무조건 진실인 것처럼 호도되는 세태도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B언소를 공연할 때마다 당시 시대상을 반영, 업데이트한다”는 설명이다.

한편, 차이무는 올해 ‘B언소’를 시작으로 ‘양덕원 이야기’, ‘돼지사냥’, ‘늘근도둑 이야기’ 등을 내놓는다.

‘B언소’는 5일부터 5월2일까지 볼 수 있다. 2만~2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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