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들이 펼치는 ‘레인맨의 감동’

차재호 / / 기사승인 : 2010-02-21 19:4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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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경주·남경읍·박상원·원기준… 명품연기 대결 예술의전당서 내달 28일까지


“평소 형제애가 많았지만 요즈음 들어 형제애가 더 깊어진 것 같다.”

연극 ‘레인맨’에 친형인 남경읍(52)과 함께 출연하는 뮤지컬배우 남경주(46)는 19일 “최근 멜로디가 절실한 음악만 듣고도 형이 떠올라 눈물이 나올 정도인데 그래서 더 행복하다”고 밝혔다.

남경읍·경주 형제는 이날부터 서울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무대에 오르는 연극 ‘레인맨’에 동반 출연한다. 함께 무대에 서는 것은 1996년 뮤지컬 ‘사랑을 비를 타고’ 이후 처음이다. 연극에서는 첫 만남이다.

연극 ‘레인맨’은 더스틴 호프만(73)과 톰 크루즈(48) 주연의 영화를 각색한 작품이다. 자폐증을 앓는 형 ‘레이먼’과 동생 ‘찰리’가 함께 여행을 떠나면서 우애를 찾는 과정을 그린다.

일본에서 2006년 처음 연극으로 선보였다. 2008년 영국에서 할리우드 배우 조슈 하트넷(32)과 애덤 고들리(46)가 각각 동생과 형으로 출연, 화제를 일으킨 바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영화배우 임원희(40), 이종혁(36) 등의 주연으로 초연됐다.

남경읍과 남경주는 각각 ‘레이먼’과 ‘찰리’를 연기한다.

남경주는 “찰리는 돈에 목숨을 거는 것, 비(雨)에 대한 정서, 아버지에 대한 적개심 등을 가진 인물”이라며 “내 자신은 돈에 대한 욕심은 없는 편이지만 비를 좋아하는 편이라 캐릭터를 밀도 있게 만들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몇 년 전에 돌아가신 아버지와 평소 사이가 좋지 않았는데 찰리가 아버지에 대해 적개심을 품는 부분이 와 닿더라”고 설명했다.

남경주는 “찰리를 표현하기 위해 특별히 외적인 장치를 사용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내가 평소 경험한 것들을 토대로 찰리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남경읍은 “동생이 무대 뒤에서 떨린다는 말을 했는데 평소 무대에 많이 서온 동생이 떤다는 사실을 몰랐다”며 “동생이랑 오랜만에 같이 무대에 서며 연기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받아 참 좋다”고 웃었다.

탤런트 박상원(51), 원기준(34)도 ‘레이먼’과 ‘찰리’로 짝을 이뤄 남씨 형제와 번갈아 무대에 오른다.

박상원은 “아무래도 평소 맡지 못했던 자폐증 환자라 어렵다”며 “그래도 레인맨의 실제 모델인 킴 픽의 살아생전 동영상 자료를 보면서 습관이나 특징 등을 익히려고 애를 썼다”고 전했다.

원기준은 “찰리를 어떻게 연기해야 할 지 고민이 많았는데 남경주 선배의 ‘네가 이미 찰리인데 또 무슨 찰리를 만들려고 하느냐’는 말을 듣고 생각해보니 바로 내가 찰리 같더라”고 밝혔다. “찰리처럼 다혈질에 막내이고 심지어 극의 내용처럼 형과 열네살 나이차가 나기도 하더라”며 “그러고 나니 마음이 편해졌다”고 싱긋 웃었다.

찰리의 연인 ‘수잔나’를 연기하는 뮤지컬배우 박민정은 “원기준의 찰리는 열정적이고 다혈질인데 반해 남경주의 찰리는 젠틀하다”며 “레이먼 두 분은 모두 귀엽다”고 평했다.

변정주 연출은 “작품에 드러나는 형제애는 극을 전개시키기 위한 일종의 포장 같은 것”이라며 “우리가 평소 비정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오히려 많은 것을 배울 수 있고 좋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관객들이 형제애 기저에 흐르고 있는 그런 부분들을 봐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3월28일까지 볼 수 있다. 3만3000~8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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