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매매가-전셋값 격차 확 줄었다

차재호 / / 기사승인 : 2010-06-03 20:5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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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전세 가격대비율 55.0%로 15개월째 상승… 41개월래 가장 좁혀져 지난 해부터 이어진 전세값 상승세로 전국 아파트의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이 15개월 연속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주택 구입가격과 전세가격의 차이가 좁혀졌다는 뜻으로 특히 올 들어 매매가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이 같은 현상도 심화되고 있다.

2일 KB국민은행연구소에 따르면 5월 아파트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은 55.0%로 지난해 2월 52.3% 기록한 이래 15개월 연속 상승하며 2006년 11월 55.5%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통상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은 전세수요보다는 매매가격 변동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 전세수요는 실거주가 목적인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투자수요가 개입된 주택매매에 비해 가격 변동성이 적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매매가격이 가파르게 오를 때에는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줄고 집값 하락기에는 비율이 상승하게 마련이다.

또 전세가 비율 상승은 매매가를 끌어 올리는 역할도 한다. 전세와 매매가의 격차가 줄어들수록 차라리 집을 사자는 수요도 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000년 아파트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은 65.7%를 기록한 이래 2001년 68.9%, 2002년 65.3%으로 고공행진을 이어가며 집값 상승을 견인했다.

이에 따라 2003년 60.5%로 떨어진 전세가 비율은 2005년 57.1%, 2006년 54.7%, 2007년 54.0%, 2008년 52.5%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52.3%까지 떨어진 전세가 비율은 조금씩 상승하기 시작해 2009년 12월 53.9%까지 회복됐다.

특히 올 들어서 매매가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전세가 비율도 매월 0.2%p 꼴로 오르고 있다. 최근 들어 전세값 상승세가 다소 주춤해지기는 했지만 매매가 하락세가 멈추지 않는다면 이 같은 상황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지역별로는 16개 광역시·도 가운데 광주의 전세가 비율이 74.1%로 가장 높았다. 이어 ▲전북 71.3% ▲경북 70.2% ▲울산 69.7% ▲대전 68.1% ▲제주 67.9% ▲대구 67.2% ▲부산 67.1% 등의 순을 기록했다.

반면 서울(41.8%)과 인천(44.6%), 경기(44.5%) 아파트의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은 지방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았다. 특히 서울 강남의 전세가 비율은 39.6%에 불과했다.

이는 지방의 경우 주택수요가 실거주 목적 위주로 구성돼 있고 매매가격도 수도권이 지방에 비해 훨씬 높게 형성돼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지방에서는 전세가격이 매매가의 80%를 훌쩍 넘는 단지도 나타났다. 스피드뱅크 시세조사에 따르면 부산 남구 감만동 현대1차 79.33㎡(공급면적)의 경우 매매가가 6100만원인데 비해 임대 상한가는 5550만원으로 전세가 비율이 91%에 달했다.

대구 북구 관음동 한양수정 79.33㎡도 매매가는 7400만원인 반면 임대 상한가는 6500만원에 달해 전세가 비율이 88%을 기록했다. 또 9200만원에 시세가 형성된 광주 서구 주은모아 76.03㎡도 임대 상한가는 8000만원으로 전세가 비율은 87%로 나타났다.

서울에서도 일부 단지에서 전세가 비율이 60%대를 넘어섰다. 구로구 구로동 대림2차우성 72.72㎡의 매매가는 2억1000만원으로 임대 상한가가 1억3000만원에 형성돼 전세가 비율이 62%로 조사됐다.

또 성북구 정릉동 중앙하이츠 82.64㎡는 매매 1억8000만원에 임대 1억2000만원으로 전세가 비율이 67%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 같은 전세가 비율의 오름세가 매매가격 상승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지금처럼 주택가격의 불확실성이 클 때는 전세수요의 매매수요 전환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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