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은평구는 6.25전쟁 참전 중 은평구 녹번리에서 적과 전투 중 1950년 9월22일 장렬하게 전사한 윌리엄 해밀턴 쇼 대위(LT.William Hamilton Shaw)의 동상 제막식이 22일 새로 개장한 은평평화공원에서 열렸다고 24일 밝혔다.
이에 <시민일보>는 ‘윌리엄 쇼 동상 제막식’을 앞두고 그의 각별한 한국사랑과 일대기, 은평구가 이를 기리기 위해 온 힘을 기울이고 있는 사업에 대해 살펴봤다.
◇ ‘윌리엄 해밀턴 쇼’는 누구?
윌리엄 해밀턴 쇼는 일제강점기에 한국에 들어와 선교사로 활동하던 윌리엄 얼 쇼(William E. Shaw, 한국명 서위렴 1세)의 외아들로 1922년 6월5일 평양에서 태어나 평양에서 고등학교까지 마치고, 미국으로 건너가 웨슬리언 대학을 졸업했다.
윌리엄 해밀턴 쇼 대위는 1943년 미국 해군소위로 임관돼 제2차 세계대전 중 노르망디 상륙작전에 참전하고, 이후 한국에서는 진해해군사관학교 민간인 교관과 한국해안경비대 창설에 기여하며 대한민국 국군 태동기를 이끌어갔다.
또한 한국해군사관학교에서 함정운용술을 가르치다가 다시 미국으로 돌아가 하버드대학교에 입학, 철학박사 과정을 수학하던 중 6.25전쟁 발발소식을 듣고, 한국이 내가 태어난 제2의 조국이라면서 한국의 평화와 자유를 지키기 위해 미국해군에 재입대해 인천상륙작전을 수행했다.
이렇게 본인의 임무가 완수됐음에도 불구하고 선발대로 상륙해 김포반도, 행주산성, 신촌 노고산 그리고 연이은 녹번리전투에서 북괴군의 기총소사로 장렬히 전사했으며, 평소 그의 한국사랑의 정신에 따라 마포 양화진 외국인 선교사묘역에 묻혔다.
◇ 은평구, ‘윌리엄 쇼 동상 제막식’
이에 은평구는 지난 2008년 9월22일에도 고인의 숭고한 대한민국 사랑과 거룩한 희생정신을 기리고자 2008년 5월 안병태(제20대 해군참모총장) 해군전략연구소장의 건의에 따라 논의되기 시작해 노재동 은평구청장, 박세직 재향군인회장(2009년 7월 작고), 이성호 제5대 해군참모총장을 공동추진위원장으로 한 추모공원건립추진위원회가 구성했다.
이어 이들은 전사기념비가 소재한 은평구 응암어린이공원에서 ‘윌리엄 해밀턴 쇼 추모 및 추모공원 발기인 대회’를 가졌었다.
이후 1956년 9월22일 윌리엄 해밀턴 쇼의 전사 6주기를 맞는 날, 그의 죽음을 안타깝게 여겨왔던 친지와 단체들이 성금을 모아 녹번리(현 은평구 녹번동) 그가 전사한 자리에 전사기념비를 건립했다.
당시 비 건립 제막식은 국내외의 큰 반향을 불러일으켜 대한뉴스 제91호로 제작, 상세히 보도하기도 했으나 이후 도시계획에 밀려 응암동 어린이공원으로 옮겨졌으며, 이번 공원조성에 따라 이 비석도 함께 이전 설치했다.
은평구는 6.25전쟁 60주년이자 윌리엄 해밀턴 쇼의 전사 60주년을 맞는 2010년, 그의 거룩한 희생정신을 계승ㆍ발전시켜 후세에 널리 알리고, 역사적 참배현장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은평구 녹번동에 추모공원(은평평화공원)을 조성하고, 그 자리에 고인의 동상을 세운 것이다.
특히 노재동 구청장은 이 행사를 고인의 유가족이 참석한 뜻깊은 행사로 만들고자 유가족의 초청비용을 마련키 위해 지난 2월 말부터 통일부장관을 만나는 등 정부차원에서 적극지원을 건의한 결과 통일부 및 국가보훈처로부터 유가족 초청비용 등 정부지원을 약속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행사에는 미국에서 고인의 큰며느리인 Mrs. Carole Cameron Shaw를 비롯한 손자 William과 조카 Kathleen, Elizabeth 등 유가족 4명과 참전용사 Jesus Rodriquez와 그의 보호자 등 총 6명이 참석했다.
또한 현인택 통일부장관을 비롯한 이성호(제5대 해군참모총장), 안병태(제20대 해군참모총장) 등 추모공원건립추진위원회 위원과 육ㆍ해군관계자, 국회의원, 지역주민 등 2000여명이 참석하여 동상 제막식을 가졌다.
당초 이 행사에는 고인의 유가족뿐만 아니라 전쟁 당시 미 해병대 소속으로 쇼 대위 구조대원으로 활동했던 A.A.Lenth, R.C.Jenkins 등 생존자 4명도 함께 초청하려고 했으나 국방부와 해군본부, 그리고 주한 미 해병대 사령부 등의 적극적 협조 하에 그 분들의 소재파악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지만 안타깝게도 그들 모두 사망한 것으로 밝혀졌다.
◇ 은평구, 은평평화공원 개장
한편 은평구는 윌리엄 해밀튼 쇼의 동상이 들어서는 ‘은평평화공원’ 개장을 이날 동상 제막식과 함께 가졌다.
‘은평평화공원’은 은평의 중심부가 되는 녹번ㆍ대조ㆍ역촌동이 위치하고 지하철 6호선 역촌역이 있는 지점으로 역세권 내에 여가ㆍ휴게공원으로 계획해 1년여 공사를 마치고 22일 개장한 것이다.
이번에 개장된 ‘은평평화공원’은 총 5700㎡로서 간선도로 결절점과 지하철역이 위치한 도심중심부 역세권내 조성된 공원으로, 사업비는 총 511억원이 소요됐으며, 이중 토지보상비가 414억원, 시공비가 97억원이 투입됐다.
본 공원조성사업은 수도서울을 상징하는 북한산과 한강을 잇는 녹지축 중심공원으로, 향후 북한산~은평평화공원~불광천~한강을 잇는 녹지벨트 구축의 기반을 마련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
공원 외곽에는 소나무동산, 진입로에는 화사한 벚꽃길, 중앙에는 잔디광장 등 푸르름이 가득한 여가ㆍ휴게공간이 조성됐다.
구는 아늑한 공원환경을 조성하고자 공원외곽에 낙락장송의 소나무동산을 배치했으며, 진입로에는 벚ㆍ이팝ㆍ느티나무길을 조성, 화상한 꽃과 푸르름이 가득한 거리로 꾸몄으며, 공원 중앙에는 잔디광장을 만들어 단체, 가족단위 등 다양한 계층이 이용할 수 있도록 공간배치했다.
공원내 녹지에는 복자기ㆍ산딸ㆍ팥배ㆍ층층나무와 구절초, 벌개마취, 금불초 등 향토수목과 향토꽃을 식재해 계절감을 느끼며 산책과 여가를 즐길 수 있는 녹지쉼터로 조성했다.
또한 도시미관 향상, 청량감 제공,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바닥분수를 설치했으며, 파고라, 등의자, 체육시설 등 12종의 각종 편의시설을 설치해 공원이용객의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구 관계자는 “한국인보다 한국을 더 사랑한 쇼 대위의 호국정신과 한국에 대한 애정을 쏟은 일가를 생각하면, 그를 추모하기 위해 은평평화공원에 공간을 마련하고 기리는 것은 대한민국 국민으로 당연한 일이며 후세들에게는 호국보훈의 정신을 기리는 상징적 공간이 될 것“ 이라고 말했다.
노재동 구청장은 “은평평화공원은 인근 주택이나 지하철역을 나온 구민들이 마땅히 쉴 곳이 없어 녹색 휴게공간을 조성하게 됐다”며 “쇼 대위의 호국정신과 3대에 걸쳐 한국에 대한 애정을 쏟고 있는 일가를 생각하면 그를 추모하는 공간을 마련하고 기리는 것은 대한민국 국민으로 당연한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런 복합기능을 수행할 은평평화공원 조성은 매우 큰 의미가 있으며 후세들에게 호국보훈의 상징적 공간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6.25전쟁 60주년을 맞아 당시 전사한 ‘윌리엄 해밀턴 쇼’의 호국보훈의 장이자 구민들을 위한 여가ㆍ휴게공간으로 조성된 서울 은평평화공원으로 발길을 옮겨보는 건 어떨까.
김유진 기자 ann@siminilbo.co.kr
사진설명=22일 거행된 '윌리엄 해밀턴 쇼 동상 제막식'에 참석한 고인의 유가족, 지인들의 모습.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