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수수' 오현섭 여수시장 구속기소

차재호 / / 기사승인 : 2010-09-15 13: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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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검사 송삼현)는 조경 사업 등의 편의를 제공하는 대가로 수억원의 뇌물을 챙긴 오현섭 전 여수시장(59)을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 및 범인도피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15일 밝혔다.

검찰은 또 오 전 시장에게 뇌물을 제공한 N조명공사업체 대표 남모씨(51)와 같은 회사 전무 김모씨(46), N건설 대표 마모씨(73)도 뇌물공여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오 전 시장은 2008년 전남 여수시 도심권 3개 지구의 친환경·신재생 에너지 경관조명 사업을 진행할 당시 평소 친분이 있던 N조명공사업체의 김 전무로부터 "공사 발주업체로 선정되도록 도와달라"는 부탁을 받고 실제로 N사가 발주업체로 선정되도록 편의를 봐줬다.

이에 N사 남 대표와 김 전무는 지난해 5월 오 전 시장의 측근인 여수시 도심사업개발단장 김모씨를 통해 2억원을 사례금 명목으로 건냈다.

이후 오 전 시장은 전달받은 2억원 중 1억원을 사돈인 주모씨에게 건내면서 시의회 로비자금으로 사용할 것을 지시하고, 나머지 1억원을 활동비와 홍보비용 등으로 사용했다.

또 오 전 시장은 2006년 10월 여수시에 이순신 광장 조성 계획을 세운 뒤 사업 발주업체를 선정하는 과정에서도 N건설 마 대표로부터 4억원의 뇌물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이같은 범죄행위를 저지른 오 전 시장은 지난 3월 N사가 압수수색 당하자 뇌물을 전달받는 과정에 개입한 김 단장에게 "N사가 압수수색 당했으니 잠시 외국으로 도피하면 모든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지시했다.

하지만 이미 출국금지 조치된 상태였던 김 단장은 해외 도피에 실패했고, 이후 서울 청담동과 광주 전남대 인근에서 은신하며 수사를 피했지만 결국 경찰에 검거돼 구속됐다.

물론 오 전 시장도 압수수색 직후 여수에서 광주 근교로, 경기도에서 강릉 등지로 옮겨다녔으며 화순에 있는 선골에서 보름간 생활하는 등 도피 행각을 벌였다.

도피 기간동안 오 전 시장은 대포폰으로 외부와 연락을 취했으며 신용카드도 일체 사용하지 않아 경찰 추적을 피해왔다.

하지만 오 전 시장은 잠적 60일만인 지난달 18일 결국 경찰청으로 자수했으며, 이후 구속됐다.

한편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오 전 시장이 "6.2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 주승용 의원(전남 여수을) 측근에게 7000만원을 전달했다"고 진술함에 따라 이 부분에 대한 수사에 나섰다.

향후 경찰은 주 의원을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며, 주 의원은 "오 전 시장으로부터 돈을 받은 적이 없고, 사무국장이 6000만원을 수수한 사실을 지난달 27일 확인했다"고 항변한 상태다.

이외에도 광주지검 순천지청도 최근 하수관거 정비사업과 관련된 오 전 시장의 비리를 포착, 관련서류를 압수해 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검·경은 여수 지역 웅천생태터널, 웅천지구 인공해수욕장, 진모축구장 조성사업 등에 대해서도 전방위적인 수사를 벌이면서 오 전 시장의 추가 혐의를 확인 중이다.

이날 기소된 인원을 제외하면 오 전 시장의 '뇌물 커넥션'으로 구속된 사람은 전남도의원 서모씨(57)와 최모씨(47), 여수시의원 이모씨(53), 오 전 시장 측근 주모씨(67) 등 6명이며, 전남도의원 정모씨(59)와 여수시청 직원 등 7명도 불구속 입건됐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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