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꿈·상상력 살펴볼까
■내가 만든 특급 열차
■내가 만든 특급 열차
아이가 손수 특급 열차를 만들어 달려간다는 짤막한 이야기 속에 아이들의 커다란 꿈과 상상이 담겨있다.
어른들 눈에는 어설프기 짝이 없을지라도 아이들이 만든 모든 작품에는 어른의 생각을 뛰어넘는 놀랍고도 커다란 꿈과 환상이 있다.
장면마다 등장하는 주인공 강은 대부분 뒷모습으로 표현됐다. 앞모습은 단 세 장면뿐이다.
스스로 강이 돼 그림책 속에서 멋진 판타지를 경험했으면 하는 작가의 바람이 담긴 장치다.
(노부미 글·그림, 우지영 옮김, 40쪽, 1만원, 책읽는곰)
실수로부터 창조되는 아이디어
■아이디어 에러디어
‘에러디어'는 실수, 틀림, 오류, 착오를 뜻하는 에러(error)에다 생각, 착상 등을 뜻하는 아이디어(idea)를 접목해 저자가 만든 말이다.
창조의 세계에서 에러는 그저 에러가 아니라, 나름의 가치를 지니고 있으니 에러에도 의미를 부여하자는 의도다.
창조는 99%의 에러디어와 1%의 아이디어로 이뤄진다고 본다.
“인간에게 표현욕(창조)은 식욕처럼 본능”이라며 “틀리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야 한다. 다른 답을 찾기 위해서는 필수코스로 틀린 답을 거쳐야 한다"고 강조한다.
(배상문 지음, 400쪽, 1만5000원, 북포스)
우주바이러스 다룬 SF 읽어볼까
■브로콜리 평원의 혈투
“평원에서 가장 맛있어 보이는 건 청수가 ‘브로콜리'라는 이름을 붙인 동물이다. 초록색 털이 복슬복슬한 그 동그랗고 살찐 초식동물은 평원 어디에나 있다. … 이곳은 사냥터보다는 채소밭처럼 보인다. 그러나 청수는 그 어떤 것도 먹을 수 없다."
‘얼굴 없는 SF 작가' 듀나가 새 소설집 ‘브로콜리 평원의 혈투'를 펴냈다.
표제작 ‘브로콜리 평원의 혈투'는 ‘링커'라고 불리는 범우주적 바이러스가 소재다.
이 바이러스와 맞닥뜨리는 인물들을 통해 SF에 잠재된 정치성이 어떤 식으로 발현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평화로워 보이는 브로콜리 평원. 그곳에서 남한의 청수와 북한의 진호가 만난다. 각자 다른 이유로 머나 먼 행성에 떨어졌지만, 그들은 결코 공존할 수 없다.
군대 가기 싫어서 달아난 청수, 외계인에게 복음을 전파하러 간 선교사역단, 탈북인에 대한 적개심 등 사회의 단면이 외계에서 오롯하게 드러난다.
(346쪽, 1만3000원, 자음과모음)
사후세계 유명인을 인터뷰 한다고?
■신의 축복이 있기를, 닥터 키보키언
사후 세계를 취재하는 명예기자가 엉뚱하면서도 불경스러운 질문을 던진다.
‘신의 축복이 있기를, 닥터 키보키언'은 미국의 풍자가이자 소설가인 커트 보네거트가 1999년 발표한 책이다. 뉴욕 공영 라디오방송사 WNYC의 명예기자가 된 보네거트는 4분의 3만 죽은 상태로 사후 세계로 가 유명인과 평범한 이들을 인터뷰한다.
셰익스피어를 만나 모든 작품을 직접 쓴 게 맞느냐고 단도직입적으로 묻지만 셰익스피어는 그 대답을 성 베드로에게 미룬다. ‘프랑켄슈타인'의 작가 메리 셸리에게는 프랑켄슈타인을 연상시키는 현대의 가공할 핵무기를 묻지만 유명인인 부모와 남편 그리고 친구들 이야기만 들려줄 뿐이다. 현세에서 치열한 삶을 살았던 이들을 만나 생전의 삶을 조명하면서 현재의 삶에 충실하고 삶을 긍정하며 개인의 안위가 아닌 진정한 휴머니즘을 실천하면서 살자고 제안한다.
(116쪽, 9800원,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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