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문종 경민대학 총장)
북한 군부가 우리에게 백기 투항을 했다. 민족의 오랜 숙원사업이 결실을 맺게 된 것이다.
합리적이고 평화적인 절차에 따라 하나가 되는 남북을 바라보는 이 상황이 감격스럽다.
이제부터 지구촌 유일의 분단국 불명예를 말끔히 덜어낼 수 있게 됐다. 더 이상 국가안보와 국민의 안위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무엇보다 다행인 것은 통일비용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 일이 없었다는 점이다. 북한 지역의 자원개발 수익이 우리에게 로또복권이 된 덕분이다. 통일과정에서 소요되는 모든 금전적 문제를 해결해 줬을 뿐 아니라 대한민국 입지를 대번에 상위권 랭킹에 올려 놓았다. 국력의 급상승으로 대한민국이 열강 대열에 합류하게 되면서 그동안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국 ‘입질’에 끌려 다니던 신세를 청산할 수 있게 된 것도 남북 통일로 우리가 얻은 성과 중 하나다.
국민소득 3만불의 선진국민이 되었고 국민 평균수명도 150세에 이르렀다.
열강의 집요한 방해공작에도 불구하고 명실상부한 세계의 중심국가로 우뚝 선 대한민국이여, 그야말로 만만세다.
나라밖에서는 국제사회의 전쟁 종식 노력이 드디어 빛을 보게 되어 국제사회의 핵 멸실 공동선언에 이어 모든 국가 간 분쟁이 종료되는 기적이 일어났다. 각 테러조직들이 테러포기를 선언하고 지구촌 평화에 일조하겠는 입장을 밝혔음은 물론이다.
그러나
불행히도 이 희망 사례는 ‘실제상황’이 아니다.
2011년 1월1일 아침에 이런 뉴스를 접할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싶어 머릿속에 그려낸 희망사항일 뿐이다.
2011년, 신묘년의 새해가 희망을 밝히고 있다.
극도로 불안한 경제상황과 갈수록 심화되는 양극화 현상이 사회적 아픔으로 박혀있는 이상 새해라고 크게 달라질 것 같지는 않다. 2010년이 속절없이 사라져 버린 것처럼 어물쩍 하다간 2011년 역시 한방에 사라져 버릴 수도 있다.
새해 희망에 대해 기대도 많지만 우려도 많은 이유다. 그렇다고 미리 외면하거나 포기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
꿈을 이루기 위한 부단한 노력과 구체적인 실천을 담보할 수 있다면 꿈을 이루지 못할 리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현실은 어둡다.
경기불안으로 제자리를 찾지 못한 청년들이 거리를 떠돌고 있고 여전히 높은 장벽으로 존재하는 복지정책은 수많은 사람들을 혜택의 사각지대에 내몰기 바쁜 모습이다.
상위 20%와 하위 20% 계층 간 보유자산 격차가 무려 474배에 달한다는 양극화 실태조사 결과가 말해주듯 우리 사회의 양극화가 발등의 불이 된 지 오래다. 굳이 과학적 지표가 아니더라도 심각한 계층간 갈등이 심각한 국면에 접어든 것도 사실이다.
거기다 갈수록 명징해지는 대통령의 조기 레임덕 현상도 사회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으니 큰일이다. 그틈을 비집고 차기 대권을 노리는 다수의 후보들이 각종 장밋빛 정책과 비젼을 쏟아내면서 백가쟁명 시대를 부축이고 있다.
가히 대한민국 최대의 고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어려운 시기임에 틀림없다.
그런 상황에서 희망을 말하는 자체가 어불성설일 수도 있겠다.
그럼에도 희망을 말하고자 한다. 희망이 양적 지표보다는 정신적 가치판단을 기준치로 환산하는 게 합리적이라면 결국 우리의 희망가는 모두의 미래 희망을 보호해가며 주변을 긍정적이고 적극적으로 희망화해 나가는 개념이 아닐까 싶다. 마음으로부터 희망의 불꽃을 확산시키는 작업, 그것을 2011년 새해의 희망가로 명명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다.
새해다.
특별히 신묘년, 토끼의 해다.
별주부전에서 토끼가 보여준 그 총명한 순발력은 외교와 국방 분야에서 운영의 묘를 살리는 국정운영의 밑거름이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토끼의 도약하는 점프실력은 경제나 교육, 복지 등의 분야가 한단계 업그레이드 되는데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예전에는 낮잠 때문에 거북이한테 뒤지는 망신을 자초했지만 요즘 토끼는 낮잠 따위로 기회를 잃어버릴 만큼 게으르지 않다. 신세대 토기의 성실성이 어렵고 힘든 사회 구석구석을 더투며 그들의 환부를 치유하는 빛으로 존재할 것으로 믿는다.
새해에는 모두의 꿈들을 현실에 녹여내고 단단한 기초 위에 도약대를 세워 모두의 꿈이 실현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희망을 단단하게 새기자. 개인이 소망하는 꿈, 국가가 이루고 싶은 꿈, 더 나아가 전 세계 모든 꿈들이 반드시 이뤄질 수 있도록.
이뤄질 때까지 희망의 끈을 움켜쥐도록 하자.
희망은 정말로 힘이 세니까.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