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박완서씨 별세

관리자 / / 기사승인 : 2011-01-24 1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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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원동 삼성서울병원에 빈소 마련… 내일 발인


지난해 등단 40주년을 맞이한 소설가 박완서씨(80)가 22일 오전 6시17분께 지병인 담낭암으로 별세했다.
여성문학의 대표적인 작가로 손꼽히는 박씨는 서울대 국문과를 중퇴했다. 지난해 등단 40주년을 맞이한 박씨는 1953년 결혼 후 1970년 마흔이 되던 해에 장편소설 ‘나목’이 월간 ‘여성동아’ 현상공모에 당선되면서 문단에 들어왔다.
6.25 동란과 분단문제, 물질중심주의 풍조, 여성 억압 등을 다루며 주목 받았다. 특히, 유려한 문체와 일상에 대한 중년여성 특유의 섬세하고 현실적인 감각을 살려냈다는 평이다.
초기 작품에서는 6.25 체험을 바탕으로 분단문제에 주목했다. 생계를 위해 미군부대에서 근무하다 만난 화가 박수근(1914~1965)의 이야기인 ‘나목’을 비롯해 ‘세모’(1971) 등에서 전쟁이 불러온 혹독한 시련을 냉철한 리얼리즘으로 풀어냈다.
1980년대 들어서는 여성의 억압문제로 눈길을 돌렸다. ‘살아있는 날의 시작’(1980), ‘서 있는 여자’(1985), ‘그대 아직도 꿈꾸고 있는가’(1989) 등의 장편은 한국 사회에서 여성으로서 살아간다는 것의 고통을 담아냈다. 동시에 여성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부상했다.
1988년 남편과 아들을 연이어 사별하고 가톨릭에 귀의했다. 이후 ‘나의 가장 나종 지니인 것’(1994), ‘너무도 쓸쓸한 당신’(1998) 등 자전적인 소설을 내놨다. 이들 작품에서는 6.25의 오랜 피해의식에서 벗어나 삶을 관조적으로 바라보는 면모를 드러냈다.
1993년부터 국제연합아동기금(UNICEF) 친선대사로 활동하며 사회 봉사에도 힘을 써왔다.
지난해 박씨는 산문집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에서 “아직도 글을 쓸 수 있는 기력이 있어서 행복하다”며 “쓰는 일은 어려울 때마다 엄습하는 자폐(自閉)의 유혹으로부터 나를 구하고, 내가 사는 세상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지속시켜줬다”고 글쓰기의 행복을 전했다. “늙어 보인다는 소리가 제일 듣기 싫고, 누가 나를 젊게 봐준 날은 온종일 기분이 좋은 평범한 늙은이지만 글에서만은 나잇값을 떳떳하게 하고 싶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주요 저서로는 소설집 ‘배반의 여름’ ‘엄마의 말뚝’ ‘너무도 쓸쓸한 당신’ ‘그 남자네 집’, 장편 ‘휘청거리는 오후’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살아있는 날의 시작’ ‘친절한 복희씨’ 등이 있다. 산문집으로는 ‘여자와 남자가 있는 풍경’ ‘나는 왜 작은 일에만 분개하는가’ ‘호미’ 등을 담겼다.
지난해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를 펴내는 등 숨을 거두기 직전까지 고령에도 활발한 작품 활동을 펼쳤다.
소설집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친절한 복희씨’, 산문집 ‘여자와 남자가 있는 풍경’ ‘호미’ 등을 남겼다. 이상문학상(1981), 현대문학상(1993), 대산문학상(1997), 황순원문학상(2001), 호암상 예술상(2006) 등을 받았다. 1998년에는 보관문화훈장을 수훈했다.
박씨는 22일 오전 6시17분께 지병인 담낭암으로 별세했다. 서울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16호에 빈소가 마련됐으며, 발인은 25일 오전에 치뤄질 예정이다. 장지는 용인 천주교 묘지다.
문의 (02-3410-6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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