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물을 주지 않아도, 봐주지 않아도 해가 뜨지 않는 어두운 골목에서도 외로워도, 슬퍼도, 힘이 들어도 그 누가 날 뭐라 하더라도 난 뿌리깊은 잡초, 기나긴 시간을 비바람과 싸워 이긴 야생초 그렇게 살아왔기에 이겨낼 수 있다네.”(그룹 ‘DJ DOC’의 ‘스트릿 라이프’ 중)
“맨 처음에는 우리 음악을 뮤지컬로 만들어도 될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지상렬씨가 그랬죠. ‘물 들어왔을 때 노 저으라’고.”
‘DJ DOC’의 음악을 모티브 삼은 팝 뮤지컬 ‘스트릿 라이프’에 힘을 실은 DJ DOC의 리더 이하늘은 “많은 돈을 받지는 못했지만 좋은 기회라 생각, 뮤지컬 제작에 응했다”며 웃었다.
‘스트릿라이프’는 ‘DJ. DOC와 춤을’, ‘런 투 유’, ‘여름 이야기’ 등 그룹 ‘DJ. DOC’의 히트곡을 엮은 뮤지컬이다. ‘슈퍼맨의 비애’, ‘나 이런 사람이야’ 등 DJ. DOC의 히트곡 22곡이 공연 내내 울려 퍼진다.
이하늘(40), 김창렬(38), 정재용(38) 등 멤버들의 실제 이야기가 녹아 들어간다. 클럽을 전전하던 이들이 성공과 실패를 오가며 뮤지션으로 성장해가는 과정을 유쾌하게 그린다. 작품에는 DJ.DOC 멤버들이 아닌 뮤지컬배우들이 출연한다.
이하늘은 실제로 무대 위에 오르지 않은 것에 대해 “나이 때문은 아니고 개런티가 맞지 않아서”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멤버들이 폭력 사건에 휘말리는 등 뮤지컬 줄거리는 ‘가요계의 악동’으로 통하는 DJ. DOC와 자연스럽게 겹쳐진다. 이하늘은 “실제 우리 인생은 더 하드코어인데 뮤지컬은 좀 약하다”며 “뮤지컬에도 심의가 있는 것 같다”고 껄껄거렸다.
이하늘이 음악 슈퍼바이저로 참여하고 DJ. DOC의 매니지먼트사인 부다사운드의 작곡가 피제이(31), 노반장이 편곡을 맡았다. 노랫말을 거의 고치지 않은 채 작품에 삽입하는 등 한국형 쥬크박스 팝뮤지컬을 표방한다.
멤버 정재용은 “대단한 그룹이 아닌데 우리 노래가 뮤지컬로 만들어지게 돼 감사한다”며 “‘이 노래가 DJ. DOC 노래였구나’ 생각하는 관객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노래도 많이 알려져 하늘이형이 저작권료를 더 챙겼으면 한다”며 즐거워했다.
이하늘은 “우리가 오래 가수 생활을 해 이런 영광을 누릴 수 있게 된 것 같다”면서 “우리가 오래도록 노래할 수 있었던 까닭은 빚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농반진반했다.
음악은 ‘뮤직 인 마이 하트’, ‘카페인’ 등 창작 뮤지컬에서 성 연출가와 찰떡궁합을 과시한 음악감독 원미솔씨가 다시 힘을 보탰다. 뮤지컬배우 정원영 이재원 강홍석 오소연 등이 출연한다. 8월 3~28일 서울 영등포 CGV 팝아트홀에서 볼 수 있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