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춘 의원, MB와 형님 땅 바로 옆 갑작스런 고속도로 IC신설 의혹

최민경 / / 기사승인 : 2011-10-12 15:32:00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수년간 요청 무산...그런데 작년 단 7일만에 OK”
[시민일보]이명박 대통령의 선영과 대통령 형 일가 소유의 땅 인근에 갑작스런 고속도로 나들목(IC) 신설로 ‘MB와 형님을 위한 IC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민주당 박기춘 의원은 12일 “수년간 사업 승인이 나지 않던 경기도 이천 지역의 중부고속도로 남이천 IC(나들목/ 경기도 이천시 호법면) 사업이 작년 8월 허가가 나는 과정에서 경제 타당성 조사결과 및 통계가 부풀려졌는데, 이 남이천 IC에서 직선거리로 약 2km지점(약 5분거리)에는 이명박 대통령의 선영과 형님일가 소유의 영일울릉목장이 있다”고 밝혔다.

실제 이 대통령은 추석을 앞둔 지난 4일은 물론 지난해에도 헬기를 타고 이 지역에 성묘를 다녀온바 있다.

박기춘의원은 이날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자신이 입수한 IC신설이 불가로 판정된 2009년 7월 검토보고서와 승인이 난 2010년 9월 검토보고서를 비교해 본 결과라며 “이천시가 중부고속도로 서이천IC와 일죽IC 사이에 ‘남이천IC’를 새로 만들어달라며 제출한 사업 신청서를 평가하는 과정에서 도로공사의 경제 타당성 평가가 1년여만에 급변한 것으로 나타났을 뿐만아니라, 불허가시에는 7개월이나 걸린 검토기간이 허가를 내줄 때는 7일도 안 걸렸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실제 남이천IC는 서이천IC에서 12.7km, 일죽IC로부터 10.7km 떨어진 지점으로 이천시는 2008년 11월 도로공사에 사업 신청서를 냈다가 8개월만인 2009년 7월16일 경제적 타당성이 떨어져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들었다.
이천시는 2000년대 초부터 수차례 사업 신청을 냈지만 경제성 문제로 번번히 불가 판정을 받았다.

또 2007년에는 ‘나들목 배치기준에 부합되지 않고 세력권 인구가 적어 경제성 타당성 부족’을 이류로, 2009년에는 “세력권 인구가 2만명 수준이고, 최근 5년간 인구 증가가 거의 없다. 제2경부선 건설에 따라 중부선 교통량 30% 감소된다”며 “비용편익비(B/C· 1.0 이상이면 타당)를 0.87로 산정해 경제적 타당성이 없다”고 남이천IC 신설을 반대했다.

하지만 2010년 8월27일 이천시가 재차 신청하자 일주일만인 9월3일 허가 승인을 내줬다. 그런데 2009년에는 3,867대였던 남이천IC의 1일 예상교통량이 1년여만에 6,233대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뿐만 아니라 2만명 수준이라던 IC 이용 예상인구 역시 1년여만에 12만 2,869명으로 무려 6배 이상 폭증했다.
박 의원은 “이는 거리와 상관없이 이천시와 용인시, 안성시 전체인구인 122만 8,690명을 단순히 인근 IC 10개로 나눈 뒤 IC 1개당 이용인구 12만 2,869명을 산출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2009년에 타당성이 없다고 판단할 당시에는 적용하지 않았던 산업단지 7개, 택지지구 1개가 추가되었는데, 그 중에는 경부, 영동, 중부고속도로 타 IC주변에 위치한 산업단지도 포함된 것이 확인되었다”며 “이는 2009년 불가 판정 당시에는 반경 10km 이내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했으나, 2010년에는 이를 훨씬 넘어서는 기준을 제시한 이천시 주장이 그대로 관철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사업에 대해 320억원의 사업비는 이천시가 전액 부담토록 했는데, 최근 인근 골프장 4개에서 50%를 부담하고 나머지는 이천시와 경기도가 분담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의원은 “어떻게 1년 사이에, 교통량이 2배 가까이 늘고, 세력권 인구가 6배로 늘 수 있었는지 의문인데, 결국 남이천IC를 통해 대통령 퇴임 후 성묘가는 길을 편하게 하기 위해 타당성 없는 사업을 추진하는 것 아닌가라는 의혹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며 “정치적 문제가 되기 전에 진실을 밝혀야한다”고 감사원 감사와 총리실 직무감찰을 요구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최민경 최민경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